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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과 근로정신
입력2004-03-24 00:00:00
수정
2004.03.24 00:00:00
지금은 대통령 탄핵 가결에 따른 정치불안과 친노-반노 대립으로 사회갈등이 크게 높아져 있다. 여기에 신용불량자와 청년실업 문제로 가뜩이나 위축돼 있는 우리경제는 고유가, 고원자재가, 고물가, 고실업 등 신4고 한파로 더욱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올해 5% 경제성장 달성이 어렵다고 한다.
대개 자본주의 경제성장은 자본과 노동 중심의 생산성과 효율성으로 설명된다. 여기서 기업가-근로자 정신이 성장의 원동력이 돼왔다. 그래서 기업가들의 리더십과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디지털 환경에서는 근로자들의 창의적 사고와 정신혁명 없이는 새로운 도약이 어렵다. 그만큼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환경에 부합한 근로정신이 요구된다. 우리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가 정신과 함께 역동적인 근로정신이 수반돼야 한다.
글로벌 경쟁에서 변화와 혁신은 생존의 문제다. 이에 부합한 정신혁명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날 1960년대 우리나라 경제개발과 더불어 시작한 새마을 정신운동과 오늘날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킨 GE의 잭웰치가 강력한 구조조정과 함께 추진한 3S (스피드, 단순성, 자신감)가 대표적 사례다.
그동안 우리나라 대기업(재벌)들은 부(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해왔다. 그래서 SK글로벌의 분식회계, 대선불법자금 문제 등으로 반기업 정서가 확산되면서 투명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져 있다. 여기에 각종 규제와 노사갈등으로 새로운 변화에 도전하고자 하는 기업가 정신이 크게 위축돼 있다.
최근 우리 기업들이 중국으로 탈출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고임금 때문이다. 여기에 노동생산성 향상 없이 오는 7월부터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게 되면 10% 이상의 임금인상 효과를 가져와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 국제통화기금(IMF)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의 부가가치 생산성은 39다. 이는 일본의 72, 미국의 100, 노르웨이 114에 비해 크게 저조하다. 필자가 유학시절에서 경험한 바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대개 근무시간이 정확하며, 사적인 전화는 거의 않고, 점심도 혼자서 샌드위치로 떼우는 등 근로윤리와 직업의식이 투철한 편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근무강도는 훨씬 약하다.
지난날 1960~70년대 우리나라 경제성장기에서는 성실한 근로정신이 자랑거리였다. 하지만 이는 1980년대 노동운동 시작과 더불어 국민소득 1만불을 달성하면서 붕괴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IMF외환위기로 인한 구조조정, 청년실업,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창의적 근로정신이 크게 위축돼 있다. 이는 바람직한 노사화합과 경제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이러한 근로정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더불어 고객과 조직원을 함께 중시하는 즉 `나눔의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이는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고 나아가 투명-윤리경영의 효과를 증대시키는데 기여한다. 이해당사자 간의 새로운 상생관계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미래지향적인 노사화합을 위해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이는 새로운 가치창출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 기업의 조직원들은 스스로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문제를 야기해서는 안 된다. 도덕적 해이가 없으면 노사간 신뢰가 쉽게 형성되어 노동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인다. 그래야 창의성이 발휘되는 근로정신이 선순환 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는 생산적 정신혁명의 원천이 된다.
셋째, 창의적 근로정신을 살리기 위해서는 환경적응형 학습문화 조성이 중요하다. 미래 환경변화에 적응할 신지식 중심의 정신혁명이 수반돼야 한다. 디지털 환경하에 신성장 동력이 되는 인재중시 경영이 그것이다. 지금 5% 핵심인재가 나머지를 먹여 살리는 현실에서 환경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창의적 근로정신이 강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백상경제연구원장(經博) 겸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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