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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그램의원 금융위원장 유력 "걱정태산"

월가(街)가 미 중간선거에 따른 의회의 후속인사에 바싹 긴장하고 있다.미 중간선거에서 알폰스 다마토 상원의원(공화)의 패배로 그가 맡아온 상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자리가 타협을 모르는 원칙론자인 필 그램의원(공화·얼굴)에게 넘어가게 됐기 때문이다. 그램 의원은 그간 월가 관계자들과 사사건건 충돌해 왔으며 월가쪽에서 강력히 추진해 온 금융개혁법안을 가로막은 장본인이다. 금융개혁법안의 골자는 지난 30년대 대공황 시절에 만들어진 은행, 증권, 보험 사이의 겸업금지 법안인 「글래스 스티걸 액트」를 폐지하는 내용이다. 당초 금융산업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 형성된 이 법안은 세계 금융시장의 통합과 경쟁력 강화가 최우선 과제인 현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게 월가의 주장이다. 금융개혁법안은 업계는 물론 의회로부터도 충분한 지지를 받고 있었다. 월가는 지난 20여년간 투쟁한 끝에 드디어 금융개혁법안의 의회 통과가 임박했다며 축배를 들고있던 터였다. 지난 해 하원을 통과했고 상원 통과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그램이 상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맡게돼 금융개혁법안이 원점에서 다시 검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램은 은행의 중·저소득층에 대한 대출의무를 강화하는 조항에 반대한다며 이 법안의 통과를 저지해 왔다. 미 민간은행협회의 케네스 겐터 사무총장은 『다마토가 법안 통과를 위한 조정자였지만 그램은 법안 통과의 걸림돌』이라고 말한다. 당장 급하게 된 것은 이 법의 통과를 믿고 합병절차를 밟아온 시티그룹이다. 만약 5년내에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시티코프와 트래블러스 그룹이 합쳐 세계 최대의 종합 금융서비스 회사로 탄생할 시티그룹은 보험업에서 손을 떼야한다. 빌 클린턴 행정부도 재무부의 은행감독 권한을 약화시킨다며 개혁법안에 시큰둥한 입장이다. 물론 미국 정가의 일각에선 그램이 타협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어 개혁 법안이 당초안보다 완화된 형태로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않다. 경제학 교수 출신인 그램의원은 중간선거 다음 날인 4일 성명을 통해 『공황시대의 법률을 현대에 맞게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램은 또 행정부와 법안 찬성쪽인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맡겠다고 밝혔다. 지난 95년 대선에 출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필 그램이 또다시 미 금융개혁의 칼자루를 쥐면서 월가의 주목을 받고있다.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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