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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보다 안정·내실… 디자인·글로벌경영 속도 낸다

인사규모 18% 줄이고 R&D·영업인력 우대<br>채양선·백수정·김원옥 등 여성도 대거 승진

왼쪽부터 채양선, 백수정, 김원옥

현대자동차그룹은 201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과 내실을 선택했다. 총 인사 규모는 379명으로 이번 인사의 3대 코드는 ▦피터 슈라이어(59) 기아자동차 최고디자인책임자(CDO)의 사장 승진으로 나타난 글로벌라이제이션 가속화 ▦연구개발(R&D) 인력 약진 ▦국내외 영업인력 우대 등이다. 아울러 김경배(48) 현대글로비스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은 순환출자 문제 해결을 맡기기 위한 힘 실어주기 차원인 것으로 평가된다.

◇내실경영 체제 정착 위해 안정에 방점=이번 현대차그룹 인사는 현대차 116명, 기아차 57명, 기타 계열사 206명 등 총 379명 규모다. 지난해에 비해서는 18.5% 줄었다. 직급별로는 사장 승진자가 2명 탄생했고 부사장 15명, 전무 43명, 상무 승진자가 56명이다. 이사로는 122명이 승진했고 이사대우 138명, 연구위원 3명이 새로 임원이 됐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인사 규모를 축소한 것은 인적 구성의 급격한 변화를 피하고 조직의 안정감을 강화하기 위함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룹 관계자는 "경영환경 불확실성 확대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내실경영 체제를 강화하려고 한다"며 "이번 인사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글로벌화, 디자인경영 강화=이번 현대차그룹 인사에서 가장 빛난 스타는 단연 슈라이어 기아차 신임 사장이다. 슈라이어 사장은 기아차가 2006년 디자인 경영을 선포하면서 영입한 거물급 자동차 디자이너로 'K시리즈'를 디자인하며 기아차의 패밀리룩을 정립한 공을 인정받았다.

그는 현대차그룹에서 처음 탄생한 외국인 본사 사장이다. 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법인장도 직급은 사장이지만 그는 해외법인 사장이어서 슈라이어 사장의 경우와는 의미가 다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슈라이어 사장은 기아차의 디자인 경영을 정착시키며 세계적인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면서 "아울러 외국인 사장을 탄생시켰다는 점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화를 더욱 과감히 추진한다는 중대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

◇여성 임원 대거 발탁=이번 사장 승진자 2명 중 한 명은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신임 사장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구도의 핵심에 있을 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로부터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회사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최대주주(31.88%)이고 정몽구 회장도 11.51%의 지분을 보유해 사실상 경영권 승계 문제의 열쇠를 쥐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권 교체 이후 대기업 집단 행위 규제와 재계 총수 경영권 승계 문제가 본격적으로 이슈화할 것"이라면서 "김 사장을 승진시킨 것은 이 같은 난관을 현명하게 넘을 수 있는 지혜를 내라는 주문이라고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여성 파워도 돋보였다. 기아차 마케팅사업부장인 채양선(45) 상무는 회사 브랜드를 글로벌 100위 내에 올린 공을 인정받아 전무로 승진했고 백수정(42) 현대캐피탈 브랜드1실장(이사대우)과 김원옥(51) 현대엔지니어링 사업관리팀 부장은 각각 성과를 인정받아 이사와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내년은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ㆍ기아차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해로 만들겠다"면서 "세계 초일류 자동차 업체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해가 되도록 전 임직원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D 약진, 영업인력 우대=이번 현대차그룹 인사에서 R&D 인력과 국내외 영업 인력이 대거 승진한 것도 특징적인 면이다. 실제로 R&D 및 기술 부문 승진자는 총 149명으로 전체의 39.2%를 차지한다. 이는 차량 성능 및 품질을 개선해 상품 경쟁력 강화해 글로벌 경쟁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친환경차 등 미래차, 차량 정보기술(IT) 관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사다. 그러나 승진자가 많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최근 미국에서의 연비 과장 사태 후폭풍으로 옷을 벗게 된 연구 인력이 많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연구 인력 다음으로 승진을 많이 한 부문은 영업이다. 전체의 25.6%인 97명이 승진했다. 승진자 중 해외 주재원도 69명으로 전체의 18.2%다. 해외 주재원의 대부분이 영업에 종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외 영업인력이 이번 인사에서 크게 우대받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룹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글로벌 사업목표를 달성하라는 당부와 브라질 및 중국 신공장을 성공리에 건설한 데 따른 치하의 뜻이 함께 담겨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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