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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Watch] 진화하는 편의점 간편식

사내 커플도 편의점서 점심 데이트 해요<br>도시락·스테이크·해장국 등 메뉴·품질 업그레이드<br>기다림 없이 간편하게 식사하고 남는 시간 자기계발<br>식품업계 "좀 더 맛있게" 즉석밥·야식 등 기술전쟁

서울 강남구의 한 편의점에서 직장 동료들이 함께 도시락을 구입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젊은층을 중심으로 '외식=식당' 이라는 통념이 깨지면서 편의점이 한끼 식사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제공=BGF리테일

직장인들이 회사 휴게실에 삼삼오오 모여 편의점에서 사온 간편식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CJ제일제당

한 소비자가 편의점 진열대에서 간편식 메뉴를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BGF리테일




서울 서초구 소재 정보기술(IT) 기업에 다니는 정신영(36ㆍ가명)씨는 요즘 점심시간이면 회사 근처 편의점을 찾는다. 간식거리가 아닌 점심 도시락을 사기 위해서다. 회사 휴게실에서 동료들과 삼삼오오 모여 편의점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하고 점심시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영어회화 등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자기계발의 시간도 갖는다.

정씨는 "예전에 식당을 찾던 때는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메뉴를 고르느라 1시간이라는 점심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빡빡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근처 편의점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해 시간이 남다 보니 자기계발의 여유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편의점 가정간편식도 과거와 달리 맛이 좋아진 것은 물론 종류도 많아져 웬만한 식당보다 낫다"며 "여유롭게 점심을 즐기면서 자투리 시간까지 활용할 수 있어 편의점에서 한끼 식사를 해결하려는 동료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 편의점은 시간이 부족한 중고생들이 주로 찾아 삼각김밥이나 컵라면ㆍ샌드위치 등으로 한끼를 때우는 곳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들어 1시간이라는 점심시간을 편의점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스마트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편의점에서 도시락 등 간편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자투리 시간에는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거나 주변 학원이나 헬스장을 찾아 알차게 보낸다.

편의점이 식당을 대신해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대표적 공간으로 급부상하자 편의점 업체들은 물론 식품 업체들까지 첨단공법의 간편식을 쏟아내면서 식품기술 개발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편의점 메뉴의 화려한 변신=편의점 간편식의 강점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1~2인 가구와 맞벌이부부 등이 늘어나면서 평일 아침이나 점심, 심지어 저녁까지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풍경이 보편화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현재 도시락 종류는 16종"이라며 "소비자 니즈에 맞춰 매달 2~3개의 신메뉴를 출시하기 위해 시장조사는 물론 내부 매출 데이터 분석 등으로 자체상표(PB)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대학생이나 마케터 등의 시제품 평가를 꼼꼼히 진행하고 있다"며 "1~2인 가구가 주타깃인 소포장ㆍ소용량 상품도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0~30% 늘어 식사대용 상품이나 소포장 야채ㆍ과일 개발 등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시락 등 가정간편식 메뉴가 늘면서 품질은 물론 가격대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분위기다. 과거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간편식은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ㆍ햄버거 등이 대부분이었으며 가격대도 1,000~2,000원선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종류도 함박스테이크ㆍ황태해장국ㆍ갈비탕ㆍ치킨ㆍ스파게티ㆍ중화요리 등으로 확대되는 것은 물론 가격도 4,000원대가 주를 이룬다.

GS25의 올 6~9월 도시락 인기품목 1~5위의 가격대는 4,000원이 대부분이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 가정간편식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한끼에 6,000~7,000원가량 드는 식당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음식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이라며 "장기불황 속에 알뜰소비족이 늘어 지난 2009년 이후 도시락 등 간편식 매출이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점령한 식품 기업들의 '기술전쟁'=식품 업계는 독자적인 특수공법을 활용한 간편식 제품을 속속 출시하면서 '편의점의 레스토랑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간편식 가운데 제품출시가 가장 활발한 제품군은 컵밥으로 대표되는 즉석밥류다. 2월에 선보인 대상 청정원의 '정통 컵국밥'은 첨단 쌀 가공법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전자레인지 등에 가열하지 않고 컵라면처럼 뜨거운 물만 부어 바로 먹을 수 있는 상온보관 제품의 특성상 밥을 지은 후 바람으로 빠르게 건조시켜 고온에서 로스팅하는 가공법이다. '편의점 마니아'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대상 컵밥은 출시 6개월 만에 당초 매출목표를 4배 웃도는 15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올 매출목표도 당초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상이 최근 선보인 프리미엄 간편식 요리안주 '쿠킨'도 120도 이상의 고온에서 빠른 시간에 균일하게 열을 가해 식감 손상을 최소화하는 ABR시스템을 적용했다. 대상 관계자는 "술안주나 야식이 필요할 때 대부분 배달요리에 의존하는 점에 착안해 개발했다"며 "최근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간단한 술과 안주를 즐기는 고객들 사이에 큰 인기"라고 귀띔했다.

CJ제일제당이 7월에 선보인 '프레시안 치킨볶음밥'과 '프레시안 새우볶음밥'은 대형마트에서 파우치 제품으로 출시됐던 것을 편의점용 컵밥 형태로 리모델링했다. 가마솥에 불을 지피는 직화 방식으로 밥을 지어 차지고 고슬고슬한 맛을 살렸다.

편의점 단골식품인 동원F&B의 양반죽은 업계 최초로 모든 원료를 함께 넣고 끓이는 조리법으로 죽 고유의 맛을 재현, 430억원 규모의 편의죽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동원F&B 관계자는 "타사 죽의 경우 이미 끓인 흰죽을 담아 밀봉하고 다시 한번 열에 살균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쌀의 식감이 떨어지지만 동원죽은 자체 기술로 맛을 차별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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