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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관리만 잘하면 중증도 정상생활
입력2004-02-25 00:00:00
수정
2004.02.25 00:00:00
박상영 기자
봄철을 앞두고 미세먼지와 각종 오염물질이 포함된 황사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단계별 행동요령을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황사발생 이전에는 공기정화기나 가습기를 준비하고, 외출할 때는 보호안경과 마스크를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질병관리본부는 천식의 경우 예년보다 황사 발생빈도와 농도가 훨씬 악화되면서 환자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조상헌 교수는 “천식은 전세계적으로 어린이부터 70~80대까지 전 연령층이 갖고 있는 질병으로 전체인구의 5~10%가 앓고 있다”면서 “국내의 경우 65세 이상은 무려 12.7%, 40세 미만은 2%, 40~54세 3.8%, 55~64세는 7.7%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급증하고 있어 적절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폐결핵ㆍ에이즈보다 치료비 많아=최근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04 World Asthma Meeting`에서 아시아천식개발위원회(AADB)는 “천식의 경우 아시아에서 낮은 치료수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집단의 적극적인 관심과 효과적인 활동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0년 발표된 WHO(세계보건기구) 특별보고서도 관심을 끈다. 당시 WHO는 전세계적으로 1억5,000만명의 환자가 천식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연간 18만명이 이 질환으로 목숨을 잃는다고 밝혔다. 2000년에 이어 2001년 천식으로 사망한 환자는 세계적으로 22만5,700명. 이중 3만9,507명이 유럽에서 사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구상 3억명 정도는 경ㆍ중증의 천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천식으로 인한 비용도 만만치 않다. WHO는 폐결핵과 에이즈의 비용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천식기구(GINAㆍGlobal Initiative for Asthma)가 중국에서 연구한 보고서는 경각심을 느끼게 하는 차원을 넘어 더욱 충격적이다.
보고서는 중국의 경우 천식환자 10만명 중 36.7명이 사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중국에서 사망자가 많은 것은 상대적으로 유병률은 낮지만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선진국병으로 불리는 천식은 스코틀랜드 18.4%ㆍ영국 15.3%ㆍ뉴질랜드 15.1%ㆍ호주 14.7%ㆍ캐나다 14.1%ㆍ미국 10.9%이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증상 다양하고 응급실 신세 지기도=천식 증상은 환자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어떤 환자는 때때로 기침 등 가벼운 이상증상을 경험하지만 경우에 따라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호흡이 힘들어 응급실 신세를 지기도 한다.
심하지 않다면 발작증상도 금방 나타났다가 증상이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간헐적인 천식은 1주에 한 번 급성 발작을 경험하지만 대체로 낮보다 밤에 많이 발생한다. 문제는 의료인이나 환자 자신이 천식인지 몰라 질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진단을 해보면 자신이 천식환자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숨을 내쉴 때 쇳소리가 섞인 천명음이 나거나
▲고통스러울 정도의 기침(특히 밤 또는 자다 깼을 때 심하다)
▲봄ㆍ가을 등 특정 계절에만 호흡곤란
▲감기에 걸리면 10일~2주이상 걸릴 경우
▲달리기나 다른 운동 등 신체활동을 하면 기침이 쏟아져 나온다면 천식으로 보면 무리가 없다. 이럴 경우에는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관리여부가 중요=그러나 천식이 위험한 질병인데도 불구하고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평소 적절하게 약물치료를 받고 관리를 잘 하면 중증이라도 악화를 막고 정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천식개발위원회(AADBㆍAsia Asthma Development Board)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미진한 천식치료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천식 분야 아시아 최고 전문가 그룹인 AADB는 천식의 원인치료 즉, 적절한 예방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적절한 치료로는 예방 약물인 흡입용 `코티코 스테로이드(ICSㆍInhaled CorticoSteroid)` 제제와 `지속형 베타2 아고니스트` 병행치료를 꼽고 있는데, 이 방법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치료법 중 천식조절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흡입용 코티코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그리고 꾸준하게 사용하는 것은 특히 나이가 어린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AADB 회장을 맡고 있는 홍콩의 크리스토퍼 라이 박사는 “천식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질병을 바라보는 의사들의 관점에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좋은 약물이 나와 있는데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상당수 의사들의 경우 천식과 호흡기질환을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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