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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위성계열 독립 가속될듯/친족회사 분가요건 완화 이후

◎위장분리로 경제력 집중 억제에 역효과 우려도정부가 12일 경제차관회의를 통해 독립경영을 하고 있는 친족회사의 분가요건을 대폭 완화함에 따라 지난해부터 삼성그룹으로 부터 분리·독립을 희망해온 제일제당과 신세계백화점 등은 오는 4월1일 30대기업집단 지정이후 그룹독립을 성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제당그룹과 신세계그룹의 공식탄생이 가능케되고 이들 두 그룹의 출자나 투자가 활성화돼 재계판도에도 적지않은 자극이 될 전망이다. 또 이번 조치로 현대나 한진등 2세체제로 개편된 주요재벌들의 위성계열의 독립선언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공정위는 당초 계열분리요건중 비상장사 지분보유비율을 15%로 완화하는 대신 연결재무제표의 제출을 의무화해 그룹계열사간 재무상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연결재무제표 제출 의무화가 무산된데다 당초 입법예고안을 유지할 경우 분리독립을 원하던 제일제당이나 신세계백화점 등의 분리가 사실상 불가능해 경제력집중 억제라는 법개정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고 보고 통상산업부 등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분요건을 15%로 상향조정한 것이다. 지난해말 현재 제일제당측이 갖고 있는 삼성그룹 관련 주식은 삼성생명 11.5%(2백15만주)를 비롯해 삼성엔지니어링 9.44%, 삼성석유화학 9.7%, 삼성전자 2.8%, 중앙일보 22% 등이다. 이중 제일제당의 분리·독립에 걸림돌로 작용한 것은 비상장기업인 삼성생명주식이다. 제일제당측은 삼성생명의 주가를 상장사인 삼성화재의 주식시세 등을 감안, 주당 30만원대로 계산하라고 요구한 반면 삼성그룹측은 주당 8만∼10만원선을 제시, 지분정리가 난항을 겪었다. 제일제당측은 지난해 공정위에 그룹분리를 신청할 때 지분이 문제가 되면 보유중인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며 신탁이나 포기각서를 제출하려 했으나 타기업과의 형평 차원에서 공정위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그동안 삼성으로부터 분리를 원했으나 현실적으로 분리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분가에 소극적이던 신세계백화점도 이번 분가요건 완화에 따라 그룹분리작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말 현재 신세계백화점이 가진 삼성그룹계열사 보유지분은 삼성생명 14.5%, 삼성라이온스 15%, 삼성신용카드 5.5%, 제일기획 8%, 삼성전자 1.06% 등이다. 신세계의 경우 모기업인 신세계백화점이 유통업을 영위하고 있어 30대기업집단에 소속되어 있을 경우 각종 여신규제와 신규사업용 부동산 취득에 까다로운 심사를 받아야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자산기준 재계 2위인 삼성그룹은 자산총액이 40조7천6백억원(96년 12월말 현재)으로 이번에 제일제당(자산 1조7천6백82억원), 신세계백화점(자산 1조3천7백90억원)이 분리되더라도 자산 31조3천9백억원인 LG그룹과 격차가 커 재계순위에는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한편 이번 계열분리요건 완화로 친족간 계열분리가 촉진되는 장점은 있으나 위장분리 가능성이 높아져 경제력집중 억제시책의 실효성이 저하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친인척들이 독립경영하는 위장계열사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으나 모그룹에서 분리된 계열사의 위장계열 여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이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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