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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쇼핑몰 무료배송의 득실
입력2004-05-03 16:53:37
수정
2004.05.03 16:53:37
생활산업부 안길수기자
인터넷 쇼핑이 최근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폭발적인 성장가도를 달리며 안방 쇼핑의 강자로 부상했다.
일부 네티즌의 전유물로만 느껴졌던 인터넷 쇼핑의 연간 시장규모가 무려 5조원에 달해 TV홈쇼핑을 추월했다고 하니 그 성장성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그런데 인터넷 쇼핑몰들이 최근 앞다퉈 실시하고 있는 무료배송서비스를 보면 이들이 정말 유통업계의 강자인가 하는 의문이 앞선다.
CJ몰은 저가 생활용품을 모아놓은 코너인 ‘생활용품 만물상’을 별도로 마련해 가격과 수량에 상관없이 제품을 무료로 배송하고 있다. 또 인터넷 서점인 알라딘과 제휴를 맺고 책을 무료로 배송해주고 있다. 인터파크도 지난해부터 화장품과 책에 대해 구매금액과 수량에 상관없이 무료로 배달해주고 있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무료배송서비스에 대해 ‘나쁠 게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인터넷 쇼핑몰의 무료배송이 단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이익일지는 몰라도 무료배송에 따른 추가 비용을 고객이 다른 방식으로 지불하기 때문에 결국 ‘득 볼 게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인터넷 쇼핑몰의 제품은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배송료를 받지 않을 경우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손해가 생겨도 무료로 배달해줄 수 있는 것은 다른 방식으로 배송비를 책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납품업체나 다른 상품에 전가하는 방식을 택한다”며 “이는 업체간 과당 경쟁에 따른 결과”라고 꼬집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좀더 꼼꼼히 따져보면 조삼모사(朝三暮四)식의 상술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인터넷 쇼핑몰들이 무료배송ㆍ반품서비스 등을 강화하면서 생기는 추가 비용을 납품업체에 떠넘기고 있으며 결국 이것은 물건값 상승이라는 부메랑으로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이에 대해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솔직히 어떤 제품은 판매할수록 손해가 나는 것이 사실이지만 무료배송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은 이제 당당히 유통업계의 강자로 자리잡았다. 자신의 영리를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의 한축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무료배송이라는 편법보다는 양질의 제품을 싼
값에 제공하는 정공법을 통해서 진정한 강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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