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부는 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이번 4∙11 총선에서도 성북ㆍ강북ㆍ도봉ㆍ노원ㆍ은평의 총 11개 지역구에서 새누리당은 2곳의 경합우세지역이 있는 반면 민주통합당은 우세지역 3곳과 경합우세지역 1곳에서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이에 더해 야권 지지 숨은 표가 일반적으로 5% 정도 존재한다면 북부 지역은 최대 10%까지 더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서로 승패에 대해 엇갈린 예측을 내놓고 있거나 초박빙의 싸움을 벌이는 지역이 거의 절반(5곳)가량을 차지해 경합지역에서의 승패가 이 지역에서 양당의 명운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역의원과 전 의원이 접전을 벌이고 있는 도봉을ㆍ노원을 지역은 민주통합당에서 내세우고 있는 '정권 심판론'이 이번 총선에서 들어 먹힐 수 있을지 판가름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쇄신 과정에서의 미흡함을 지적하며 탈당했던 정태근 무소속 후보와 17대 의원이었던 유승희 민주통합당 후보가 대결하는 성북갑은 경합으로 분류된다.
지역 구청장 출신과 지역구 의원 출신이 맞붙은 성북을의 경우 전 구청장이었던 서찬교 새누리당 후보가 탄탄한 조직력을 내세우며 앞서고 있으나 신계륜 민주통합당 후보와 불과 1~2%포인트 차의 박빙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갑ㆍ을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예측이 엇갈리는 지역이다. 새누리당은 강북갑에서 정양석 새누리당 후보가 경합열세 상황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나 민주통합당은 정 후보와 오영식 민주통합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본다. 강북을은 새누리당에서는 안홍렬 새누리당 후보가 열세라고 판단하는 반면 민주통합당은 유대운 민주통합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예측한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주목 받는 지역 중 하나인 도봉갑은 여야가 한 목소리로 인재근 민주통합당 후보의 승리를 점친다. 현재(29일 기준)까지 유경희 새누리당 후보가 15%포인트 이상 차이로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식 선거운동 첫날 인 후보가 트위터를 통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 발언을 공개하면서 지지세가 더욱 쏠릴 것으로 보인다.
도봉을의 경우 현역의원인 김선동 새누리당 후보와 전 의원인 유인태 민주통합당 후보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김 후보의 지지세가 학부모층을 중심으로 더욱 끌어올려질 것으로 보는 한편 민주통합당에선 정권 심판론이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민주통합당 후보들 간 공동선거대책본부를 꾸린 노원갑ㆍ을ㆍ병의 경우 대체적으로 야당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노원갑은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진행자인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 끝에 이노근 새누리당 후보에 앞선 상태다. 노원병도 노원 토박이인 노회찬 통합진보당 후보가 압도적인 격차로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를 제치고 있다. 18대 총선에서도 노원병에 출마해 홍정욱 의원에게 석패를 했던 노 후보와 달리 당초 강남을에 공천 신청을 했던 허 후보의 경우 생소한 지역에서 다소 불리한 게임을 하는 셈이다. 반면 노원을의 경우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모두 자신의 우세를 내다보고 있는 지역이다. 새누리당은 현역의원인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의 우세를 예측한다. 당 관계자는 "노원을은 학구열이 굉장히 높은 지역인데 권 후보가 그동안 거의 모든 학교의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가지면서 학부모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통합당은 우원식 민주통합당 후보가 경합우세로 이기고 있다고 점치면서 정권 심판론이 본격적으로 물이 오르면 판세가 더욱 유리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은평갑은 4선 중진인 이미경 민주통합당 후보가 안정적으로 최홍재 새누리당 후보에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이명박계 핵심'과 '노무현 대통령의 입'의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은평을의 경우 이재오 새누리당 후보와 천호선 통합진보당 후보의 여론조사 결과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은평 토박이'로 지금까지 꾸준히 지역구 곳곳을 다니며 주민들과 1대1 소통을 지속해온 이 후보에 대한 주민들의 안정적인 지지세를 무시할 수 없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