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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이 부서지면
입력2002-07-22 00:00:00
수정
2002.07.22 00:00:00
뉴욕발 '검은 금요일'의 태풍
뉴욕의 주가가 폭락을 거듭하면서 미국발 금융태풍이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하고 있다. 다우존스 지수는 작년 9ㆍ11테러 직후인 8,235.26보다 낮은 8,019.26에, 나스닥 지수도 1,319.05에 지난주 금요일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와 나스닥 지수는 1998년 9월과 97년 4월 이래의 최저치다. 뉴욕증시가 이처럼 요동을 치자 미국의 투자자들은 이미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졌으며 전 세계 금융시장 역시 위기감속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에 힘입어 경제의 재도약에 부풀어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최악의 악재를 만난 셈이다.
한국은 어제(22일) 장이 열리자마자 종합주가지수가 주말보다 30포인트가 급락, 730선이 붕괴되는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닥도 60에 간신히 턱걸이 했으며 원/달러 환율도 1,170원이 무너졌다. 일본의 도쿄(東京)증시도 비틀거리긴 마찬가지다.
'검은 금요일'의 태풍이 세계의 증시를 도미노처럼 차례로 휩쓸고 있는 중이다. 이번 태풍은 특히 원고(高)라는 '후(後)태풍'도 동반하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우리의 수출전선에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 증시대책을 내놓았지만 약발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사실 정부의 대책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제 발표한 '주식수요 기반 확충을 위한 중장기 대책'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형태인 주식연계채권 등 신종증권 발행 허용 등이 새로운 내용일 뿐, 나머지는 한달전 금융정책협의회에서 나온 것과 별다른 게 없다.
정부가 굳이 '중장기 대책'이라고 발표한 것도 현재로서는 미국의 금융태풍에 맞설 수 있는 뚜렷한 처방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당장의 약효' 보다는 '중장기적인 기반다지기'로 나서 증시의 체질을 강화하겠다는 해석이 정확할 것 같다.
미국 증시의 끝없는 추락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조차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린다.
대기업들의 회계부정 등 불신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한 반면 거시지표는 아직도 탄탄하다는 점을 들어 "바닥에 근접했다"는 낙관론도 없지 않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미 정부나 월 스트리트의 필사적인 방어논리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이 냉담하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벌써 유럽이나 일본의 자본들이 속속 미국을 떠나고 있다. 우리정부나 기업들도 비관론에 젖거나 동반침몰하지 않도록 적극적이고 세심하게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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