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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란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

김은형 교사가 쓴 '서른 일곱명의 애인'중학생들이 건물 옥상에서 본드를 분다. 술도 담배도 더 이상 그들의 금기사항이 아니다. 서울시내 중학교 2학년생들이다. 큰 문제다. 이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은 대체로 "구제불능의 문제아들"이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할뿐 나이 어린 청소년들이 왜 그러는지 진지한 고민이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당산중학교 김은형 교사는 그들에게 "그래, 이래서 네가 그렇게 힘들어했구나"라며 위로하고, 따뜻한 눈길을 보낸다. 김 선생은 지난 1998년 담임을 맡았던 37명과의 부대낌과 추억을 엮어 '서른 일곱 명의 애인'을 펴냈다. 책의 제목처럼 학생들 한 명 한 명이 그녀에겐 애인이나 다름없었다. 본드를 즐기는 재학이도, 폭주족이 되고 싶다는 석봉이도, 그밖에 때 이르게 술과 담배를 탐닉하는 아이들도 체벌의 대상이나 교정의 상대가 아니었고, 오히려 함께 상처를 나누는 동반자였다. 대체로 비행을 일삼는 청소년들은 거칠고 무례한 경우가 많다. 저자의 반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김 선생은 아무리 학생들이 건방지게 행동하고 말썽을 피워도 일단 그들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려고 노렸했다. 그녀는 "교육이란,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뒤집어놓고 보면 결국 소위 문제아가 생기는 책임은 '서로 사랑하는' 방법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부모와 교사에게로 돌아온다. 책을 읽어보면 청소년들이 비행에 빠져드는 원인이 사랑의 결손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부모가 자녀에게 애정을 쏟고, 교사가 제자에게 사랑을 베푼다면 우리 사회에서 일탈 청소년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전국교직원노조 수석부위원장으로 있는 김은형 교사는 지난 1989년 노조활동을 이유로 해직됐었다. 98년 '서른 일곱 명의 애인'과 보낸 한 해는 80년대말 수많은 교사들이 목말라 외쳤던 '참교육'의 실천이다.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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