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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자=핑크' 마케팅이 만든 현실

■ 신데렐라가 내 딸을 잡아먹었다(페기 오렌스타인 지음, 에쎄 펴냄)


"핑크색 야구 배트를 만들면, 부모들은 딸에게 그걸 사줍니다. 그리고 아들이 생기면, 다른 색깔의 야구 배트를 사줄 거고요. (중략) 어찌 됐건 판매량이 두 배가 된다는 얘깁니다."(본문73∼74쪽)

예비부모 한 쌍이 곧 태어날 아이가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가정하자. 아이 맞을 준비를 하는 이 예비 부부가 유아용 옷과 신발을 집어들 때 고르는 색상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바로 핑크(분홍색)다. '여자아이=핑크색'이라는 것이 마치 당연한 공식처럼 여겨지지만, 20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메이태그라는 미국의 유명 세탁기 브랜드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성별 구분 없이 모든 아기 옷은 위생상의 이유로 흰색이었으며, 외려 빨간색의 파스텔 톤 버전에 해당하는 핑크는 남성적인 색깔로 받아들여졌다.

여성의 성 정체성 형성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성별 차이가 극대화된 것이 1980년대부터 성행한 이 같은 마케팅 전략 탓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책에서 대중문화와 상업 전략 때문에 여자아이들의 성 정체성이 왜곡되는 현실을 날카롭게 진단했다. '공주 문화'에 대해서도 일갈한다. 부모가 금쪽 같이 소중한 딸을'공주'라고 떠받드는 게 결과적으로는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저자는 마냥'공주'라고 아이를 보호하는 것이 외려 여아에게 아름다움과 섹시함에 대해 지나치게 관심을 갖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그는 여러 연구 결과를 토대로,"아름다움과 타인을 기쁘게 하는 행동을 중시하는 여성들은 야망이 적고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며 "의욕적이고 진취적인 여자아이조차 이런 문화에 끊임없이 노출되면 학업 성취도가 낮아지고 생각의 범위도 좁아진다"고 꼬집는다.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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