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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 인간 게놈지도 완성이후의 과제

[심층진단] ■ 인간 게놈지도 완성이후의 과제 '불로장생의 꿈' 실현엔 아직 먼길 6개국 연구 컨소시엄인 '인간게놈프로젝트(HGP)'와 미국 셀레라 제노믹스가 지난 12일 발표한 인간 게놈지도는 불치병치료와 장수에 대한 인류의 오랜 염원을 풀어줄 획기적인 연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유전자수가 당초 예상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유전자와 염색체보다는 단백질의 생성, 결합, 기능 등이 더욱 중요한 것으로 부각되는 등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하다. 관련기사 "인간 스스로 생로병사를 다스릴 수 있게 해주는 '생명의 책'은 이제 단지 서문만이 쓰여졌을 뿐이다". 프랑스 하이브리제닉스사의 최고경영자 도니 스트로스버그는 게놈지도 완성으로 인간생명 설계도의 얼개만 밝혀졌을 뿐 이제는 설계도에 구체적인 내용물을 하나하나 채워나갈 때라고 설명한다. 그는 인간 유전자수가 초파리의 2배수준인 3만여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진 이상 유전자보다는 유전자가 형성, 상호작용시키는 각종 단백질의 기능을 파악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스트로스버그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빗대 앞으로는 '인간 단백질 프로젝트'가 생명공학 연구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셀레라 제노믹스의 크레이그 벤터 사장은 인간 게놈연구의 궁극적 목적인 질병치료로 넘어가기 위해선 ▦개별 유전자의 기능 ▦유전자간 상호작용 ▦유전자 작용의 규제방법 ▦단백질의 형성과 상호작용 등 아직도 풀어야 할 연구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정질병과 직접 관련된 유전자를 밝혀낼 수 있어야 치료법을 찾을 수 있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질병유발 유전자수는 전체의 1%도 채 되지 않는 286개에 불과하다. 하나의 유전자가 단지 한가지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관심은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단백질로 모아지고 있다. 개별 유전자는 많은 경우 12개까지 단백질을 생성시키지만 통상 3~5개의 단백질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약 10만개에서 30만개의 단백질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단백질 가운데 단지 5%만이 질병과 관련이 있다고 해도 최소 5,000개 이상 단백질의 기능을 밝혀야 한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단백질의 기능분석이 염색체의 그것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라는 점이다. 염색체를 구성하는 DNA는 아데닌, 구아닌, 시토닌, 티민 등 단 4종류 염기로 구성돼 있지만 단백질은 20가지의 서로 다른 아미노산에 의해 형성된다. 20개의 아미노산이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돼 있기 때문에 조합으로 인한 경우의 수는 유전자보다 엄청나게 많아진다. 2차원적 배열구조를 지닌 유전자와 달리 단백질은 3차원적 배열구조를 지니고 있어 아미노산의 배열 순서뿐 아니라 그것들이 어떻게 접혀 있느냐도 그 기능을 좌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아미노산이 결합하고 단백질이 형성된 뒤 그것에 더해지는 설탕이나 인산염 같은 부가물질들에 따라 그 기능도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단백질의 분석작업은 훨씬 복잡할 수밖에 없다. 개별 단백질 분석의 어려움과 함께 이들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수많은 변이를 만들고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단백질연구를 통해 풀어내야 할 과제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유전자의 경우 그 지도가 완성될 정도로 연구에 진척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까지 그 기능이 밝혀진 단백질 수는 전체의 5%도 되지 않는 500여 개에 불과할 정도다. 결국 생명공학으로 엄청난 돈을 벌기에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막대한 시간과 자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단백질 연구는 이처럼 복잡하지만 결실만 맺게 된다면 신약개발의 바로 전단계를 의미하기 때문에 수익성면에선 게놈 연구보다 훨씬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사이토젠, 옥스포트 글리코사이언스, 라지 스케일 바이올로지, 하이브리제닉스 같은 전문 기업들 뿐 아니라 셀레라사 역시 단백질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유전자는 인종에 관계없이 전세계 인류가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지만 단백질은 인종별ㆍ체질별로 상이하다는 점도 틈새시장을 노린 다양한 수익원을 찾을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게놈연구로 생명의 비밀을 캐는 작업이 본격화했다면 치료신약을 개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는 경쟁은 이제 막 시작된 거나 마찬가지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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