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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 글로벌 경쟁력] LG전자가 인수한 제니스(Zenith)

적자 투성이 애물단지서 황금알 낳는 보물단지로


[글로벌 시대 글로벌 경쟁력] LG전자가 인수한 제니스(Zenith) 적자 투성이 애물단지서 황금알 낳는 보물단지로 LG전자가 지난 1995년 인수한 제니스(Zenith)는 ‘한국의 퀄컴’으로 불릴만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주목받는다. 이 회사가 보유한 디지털TV 전송기술(VSB)은 오래 전부터 미국 디지털방송 표준으로 채택돼 있다. 만약 미국에서 디지털TV나 셋톱박스, 방송장비 등을 팔려는 회사가 있다면 제니스에게 원천기술 사용료(디지털TV 1대당 평균 5~10달러 수준)를 내야 한다. 제니스가 VSB 라이선스 계약을 맺을 대상은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를 비롯해 세계적 규모의 디지털TV 제조업체만 100여개에 이르고 있다. 이미 일본 도시바, 미쓰비시, 샤프 등 10여개 유명 가전회사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으며, 현재 50여개 업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허 계약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제니스는 가만히 앉아서 떼돈을 만질 수 있다. 단순 계산을 하더라도 디지털 TV가 1억대 팔리면 10억달러, 10억대 팔리면 100억달러를 벌어들이는 셈이다. 현재대로면 당장 2~3년내 제니스는 기술사용료로만 연평균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마치 퀄컴이 전세계에서 CDMA 방식의 휴대폰이 팔리는 댓수만큼 수익이 늘어나는 것과 같다. 미국시장 진출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제니스도 한 때는 해마다 적자만 내는 ‘대표적인 실패작’이었다. 인수된 이래 줄곧 적자만 내던 이 회사는 급기야 1999년 파산 신청이나 다름없는 기업회생 계획까지 미국 법원에 내야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VSB’라는 이름의 디지털 TV 전송기술이 언젠가는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을 것으로 믿었다”며 “10년이 지난 지금 제니스가 보유한 이 기술이 LG전자를 먹여살릴 수 있는 케시카우로 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와 제니스의 인연은 1976년 LG전자가 제니스에 라디오를 수출하면서부터다. 1918년 설립된 제니스는 90년도 중반까지 미국 TV시장 점유율에서 3위를 지킨 세계적인 기업이었고, 미국인들은 순수 미국자본으로 운영된 제니스를 ‘미국의 자존심’라며 자긍심을 느꼈었다. 하지만 기술개발과 제품혁신을 하지 못하면서 90년대 중반 위기가 닥쳐왔다. 이에 LG전자는 95년 3억6,600만달러를 투입, 지분 57%를 확보하면서 경영권을 인수했다. LG전자는 제니스를 인수하자마자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인수 첫해부터 적자를 냈고 결국 99년 미국법원에 기업회생계획을 내야 했다. LG측의 지속적인 구조조정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은 그로부터 5년 가량이 더 필요했다. 지난 99년 채권단으로부터 부실채권을 탕감받은 LG전자는 제니스에 6,000만 달러를 더 투입해 지분 100%를 확보하고, 연구개발(R&D) 기능만 남긴 채 모든 생산설비를 매각했다. 이후 흐름은 순풍에 돛단듯 흘러갔다. 디지털TV가 컬러TV의 대세로 굳어지면서 먼지가 켜켜이 쌓이던 제니스의 원천기술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 결국 LG전자의 ‘애물단지’ 제니스는 ‘보물단지’로 둔갑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제니스가 구조적인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실패한 M&A로 꼽히는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중요성을 앞서 깨닫고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행한 결과 지금의 성공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11/2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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