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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재계 두 거인 손 잡았다

이건희 회장, 리카싱 청콩 회장 만나 플랜트·건설 등 전 분야 협력

11일 이건희(왼쪽) 삼성 회장이 홍콩 청콩그룹 영빈관에서 열린 오찬 면담에서 리카싱 청콩그룹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한국의 최대 갑부인 이건희 삼성 회장과 아시아 최대 부자인 리카싱 청콩그룹 회장이 11일 만났다. 아시아 재계를 대표하는 두 거인의 회동은 서로의 장점을 공유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상생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 회장과 리 회장은 그간 걸어온 사업의 길도 비슷하고 현재는 한국과 홍콩의 주식시장을 4분의1씩 차지하는 회사를 키워온 인물이다. 동시에 경영권 승계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등 너무나도 닮은 점이 많다.

아시아 재계를 대표하는 두 거인은 이날 회동에서 휴대폰∙롱텀에볼루션(LTE)∙플랜트∙건설∙엔지니어링 등 전 사업 분야에서 전략적인 협력관계를 맺기로 했다. 양사 간 동반 해외 LTE 통신망 구축 프로젝트 수주뿐 아니라 항만 및 플랜트 건설 등에도 같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청콩그룹의 자본력 등을 활용해 중화권시장은 물론 세계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리 회장은 올해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9위이자 아시아 최고의 부자다. 아울러 그가 이끌고 있는 청콩그룹은 홍콩 부동산개발의 주역인 청콩실업과 거대 항만기업인 허치슨왐포아부터 전력회사인 홍콩전등, 인터넷 공급업체인 PCCW, 통신회사인 홍콩텔레콤, 수퍼마켓 파큰숍, 약품∙화장품 업체인 왓슨스 등을 소유한 중화권 최대 기업 가운데 하나다. 아울러 청콩그룹은 영국의 사회간접자본에도 투자하는 등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홍콩의 청콩그룹 영빈관에서 열린 이날 오찬 면담에는 삼성 측에서는 최지성 부회장과 이재용 사장, 청콩 측에서는 리 회장의 아들인 빅터 리 부회장과 케닝 폭 사장이 배석했다.

이 회장과 리 회장은 이날 회동에서 휴대폰과 네트워크 사업 분야에서 삼성과 청콩그룹 간의 기존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에도 양사가 협력을 하기로 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청콩그룹과는 현재 휴대폰과 네트워크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며 "이를 플랜트∙건설∙엔지니어링 등 사실상 삼성이 운영하는 전 사업 분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과 청콩그룹 간의 사업협력 범위가 현재보다 넓어지면서 여러 분야에서 양사 간의 합작, 공동시장 개척 등의 후속 프로젝트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삼성과 청콩그룹 실무자들이 만나 세부 협력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의 다른 한 관계자는 "청콩그룹은 중화권 최대 기업이면서 현재는 유럽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며 "삼성의 장점과 청콩의 장점을 더하면 적잖은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동에서 이 회장은 리 회장에게 청콩그룹 산하 허치슨왐포아의 자회사인 H3G의 영국 LTE 통신망 구축사업을 수주해 기지국을 독점 공급하게 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아울러 이 회장과 리 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어려운 여건을 타개할 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했다는 것이 삼성 측의 설명이다.

한편 삼성은 이 회장와 리 회장의 협력방안 확대 후속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실무 전담팀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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