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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티샷과 어프로치, 그리고
입력1999-07-02 00:00:00
수정
1999.07.02 00:00:00
골프는 티 샷과 어프로치, 그리고 퍼팅으로 이뤄진다.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는 샷이 없다. 티 샷을 실수하면 세컨 샷이나 어프로치 샷으로 티 샷의 실수를 만회해야 하고, 어프로치 샷이 서투르면 퍼팅에 애를 먹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골퍼들은 처음의 드라이버 티 샷에만 너무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다. 때문에 대부분 드라이버 티 샷은 기가 막힌데 그린 주변에만 가면 헤매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연습장에서도 대부분의 드라이버만을 집중적으로 연습한다. 18개홀 중 숏 홀을 제외한 14개홀은 대부분 드라이버로 티 샷을 하기 때문이리라. 물론 아이언보다는 우드가 거리도 더 멀리 나가고 타구음도 경쾌해 우드치는 재미가 아이언보다 훨씬 더하다. 이런 경우는 초보자 일수록 더 심하다.
그러나 구력(球歷)이 오래된 골퍼들을 보면 그린주변에서 볼을 그린에 올리는 어프로치 샷을 더 집중적으로 연습한다. 그런만큼 실전에서도 어프로치 샷을 기가 막히게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특히 볼을 홀 컵에 집어넣는 퍼팅은 매우 신중하고 실수를 줄이려 노력한다. 골프에서는 실수를 적게해 타수(打數)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거리만 많이 난다고 해서 핸디캡을 줄일 수는 없다.
고스톱과 마찬가지로 골프를 쳐보면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또 골퍼들의 보편적인 성격이 곧 국민성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 말이 틀리진 않는 것 같다. 한국제품이 외국에서 외면당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피니시(마무리)가 잘 안돼 있다는 점이다. 골프에서 엿볼 수 있는 국민성이 제품생산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제품 뿐만이 아니다. 애프터서비스도 신제품을 팔 때와는 딴판이다.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불만이지만 구형모델의 부품을 구하려면 쉽지가 않다. 신제품에 밀려 구형은 천덕구리가 된다. 자동차의 경우 오래된 모델의 정품부품을 구하기란 어려운 현실이다. 요즘 중고생도 다 들고다니는 휴대전화의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처음 물건을 팔 때는 요란하지만 뒷마무리는 정말 짜증이 날 정도로 부실하다.
정부 정책도 마찬가지다. 정책을 발표할 때는 경제현상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그리 대단치 않다. 기득권층을 중심으로 이런저런 불만이 터져나오면 개정안이다, 뭐다 해서 난도질해 본래 모습은 사라지고 만다. 대표적인게 금융실명제다. 그러다보니 정부가 무슨 대책을 내놓으면 국민들이나 기업은 납작 엎드리다 그 메아리가 줄어든다 싶으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스스로를 「간단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재벌개혁을 위한 매를 다시 들었다. 벌써 몇차례 든 회초리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한 너댓번은 된 것 같다. 달래기도 하고 회초리도 들었으나 재벌개혁이 영 신통치 않다.
정부나 기업, 개인은 이제 생각과 전략을 바꿔야 한다. 드라이버 티 샷은 어느 정도 실력을 쌓았다고 본다. 이제부터는 미숙한 어프로치와 퍼팅실력을 길러야 한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장타의 드라이버 샷이 아니라 어프로치와 퍼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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