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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시인 엘리엇(T.S. Eliot)은 혼탁한 정치와 전쟁으로 얼룩진 현실에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시를 남겼다. 4월은 유명인들의 돌연사 소식이 잇따른 잔인한 달이기도 하다. 영국 수상직을 3번이나 역임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와 무한도전 달력 촬영 작가로 유명한 사진작가 보리, 한국 대중가요 1세대인 가수 박상규 등이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우리나라 사망통계상 60세 이상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무서운 질환인 뇌졸중은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할 경우 온도 차이에 의한 혈관 수축 때문에 더욱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뇌졸중은 크게 뇌경색과 뇌출혈로 구분된다. 뇌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면 뇌경색이 되고 막힌 혈관이 터져버리면 뇌출혈이 되는 것이다. 심장 혈관을 막으면 심장에 피가 돌지 못한 채 쥐어짜듯 심장이 뛰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심장의 근육이 괴사하여 심장이 멈추는 것이 급성심근경색이 된다.
가수 거북이의 '터틀맨'으로 잘 알려진 임성훈과 코미디언 김형곤이 심근경색으로 목숨을 잃었고 탤런트 사미자의 경우 발병했으나 겨우 목숨을 건졌다.
뇌졸중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혼탁한 피. 피 속의 과도한 기름기는 피를 끈적하고 뭉치게 해 마치 떡처럼 몽글몽글한 상태로 만든다. 이렇게 뭉친 피를 혈전이라고 하는데 혈전이 혈관을 타고 다니다가 어느 순간 혈관을 막으면 돌연사로 이어진다.
피가 혼탁해지는 원인은 내 몸 속의 각종 수치와 관계가 있다.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허리둘레, 몸무게, 평소 먹는 음식 속 소금의 양, 나이까지. 이 중 그 수치가 높거나 많아서 좋을 것은 하나도 없다. 이 중 3가지 이상이 적정 수치보다 높다면 심뇌혈관질환의 고위험군에 속한다. 또한 가족이 심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한 이력, 폭음, 흡연에 해당사항이 있다면 위험도는 올라간다. 여성의 경우 폐경에 접어들며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든다. 사실 에스트로겐은 '심장방패'로 불릴 만큼 혈관의 탄력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여성이라면 폐경 이후 심뇌혈관질환의 위험도가 확연히 높아진다.
피를 맑게 하고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생활 속 방법은 저염식, 소식, 하루 30분 운동이다. 하루 한 끼 정도는 국이나 찌개 없이 소박하게 먹고 목적지보다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생활습관을 바로잡기는 어렵다. 수십년을 살아온 생활 방식이 몸에 뱄기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꾸준히 자극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집과 가까운 병원이나 보건소를 정기적으로 다니며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확히 아는 것은 필수. 위험 수준의 수치를 눈으로 확인할 때마다 위기 의식에 불이 켜지며 확실한 동기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혈관을 막는 큰 원인이 되므로 콜레스테롤 관리와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한 번에 가능한 '스타틴' 성분의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꾸준한 관리에도 불구하고 일단 심뇌혈관질환이 발병하면 재빨리 응급조치를 받아야 생명을 구할 수 있다. 가슴 가운데서 수분 이상 혹은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압박감, 쥐어짜는 듯한 통증은 대게 심혈관질환을 알리는 신호이니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뇌혈관질환은 주로 몸의 한쪽만 마비되는 증상과 함께 나타난다. 한쪽 팔을 들 수 없거나 웃었을 때 한쪽 입꼬리를 잘 움직일 수 없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신호가 나타나면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바로 119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평소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았다면 길에서 쓰러질 경우를 대비해서 주머니에 병원 정보 등을 넣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병원으로 옮겨지면 혈관을 확장시키거나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응급수술을 받는다. 그러나 좁아지고 막혔던 혈관의 기능을 돌려놓는 수술은 말 그대로 응급조치다. 혈전이 계속 생길 경우 언제든지 재발은 일어날 수 있다. 2012년도 '급성관상동맥증후군 백서'에 따르면 심혈관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던 환자 중 53%가 재발 위험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뇌졸중과 각종 심혈관질환 등 혈전으로 인한 각종 질환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것은 혈전 생성을 예방하는 항혈소판제의 꾸준한 복용이라고 입을 모은다. 혈소판의 과도한 작용으로 혈관이 다시 막히거나 좁아져, 재발에 이르는 것을 방지해주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기존 치료제보다 심혈관계 사망률과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률을 더욱 낮춘 '티카그렐러' 성분의 치료제가 등장해 뇌졸중 등 돌연사의 예방에 도움을 주고 있다.
뇌졸중이 발생되면 주로 갑자기 한쪽의 얼굴과 팔 다리에 허약감, 저림이나 마비 증세가 갑작스럽게 오며 말이 어눌해지거나 남의 말도 알아들을 수 없게 되기도 한다. 때로는 한쪽 눈이나 때론 양쪽 눈이 안보이게 되거나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경우도 있으며 어지러움을 느끼고 몸에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지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미리 잠시 나타났다가 회복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일과성 뇌 허혈 발작'이라 한다. 이 증상은 뇌에 일시적으로 혈액 공급이 중단된 상태를 말하며 뇌졸중의 전조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일과성 뇌허혈 발작의 증상들은 매우 다양하지만 발병력이 있는 개개인들에서의 증상들은 일정한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수초에서 수분에 걸쳐 증상을 경험하게 되고 대부분의 증상이 1시간 내에 사라지게 되는데 증상은 뇌졸중이 왔을 때 증상과 유사하다.
일시적 뇌허혈 발작은 비록 짧은 시간 동안 경험했다고 하더라도 뇌에는 큰 충격이 발생된 것이며 반복적인 허혈발작을 일으키는 사람 3명 중 1명은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곧바로 병원을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정화 서울시 북부병원 신경과 과장은 "초기 뇌허혈 발작을 일으킨 경우라면 항혈소판제인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인인 와파린 등의 약물로서도 예방이 가능한 만큼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해서 집에서 방치하지 말고 가급적 이른 시간 내에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전문치료를 실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뇌졸중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의 뇌허혈발작은 뇌졸중을 부를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의 관리가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고혈압은 뇌졸중을 야기하는 방아쇠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평소 적정체중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혈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며 체내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높거나 당뇨가 있는 경우 콜레스테롤 수치나 혈당을 정상수치로 낮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음주와 흡연은 뇌졸중 발생위험을 2배 이상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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