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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국악 대중화는 필연적 현상"

김철호 <국립국악원장>


국악을 이야기 하면서 빼놓고 넘어 가서는 안 될 사람이 있다. 다름 아닌 김철호 국립국악원장이다. 국립국악원은 나라 음악인 국악의 모든 장르를 관할하고 조율하는 정책 기관이자, 지휘 기관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14대 국립국악원장에 취임, 우리나라의 국악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김철호 원장을 만나 국악이 당면한 현실과 정황에 대해 견해를 들어 보았다. -최근들어 국악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최근 우리나라가 경제발전을 이루고, 국제적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 것들에 대해서 관심과 자부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여유가 생기면서 그 동안 별볼일 없다고 치부했던 우리 예술들이 심오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가령 과거에 된장, 고추장, 김치는 냄새나고 세련되지 못한 음식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김치는 변한게 없는데도 우리의 안목이 달라져 그 우수성을 알게 됐다. 오랜 세월 경험과 역사가 축적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문화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국악도 마찬가지다. 국악은 친자연적이면서 상생하는 정서를 담고 있다. 시대의 가치와 잘 조화되기도 한다. 전에는 무조건 우리 것이 좋다고 캠페인을 벌였지만 이제는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있는 것이다.” -국악은 현장에서 느끼는 감동이, 양악의 그 것도 보다 강렬하다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예술은 현장성을 중시하는 예술이 있고, 사색적 예술, 기능성 예술도 있다. 그런 시각에서 보자면 국악은 현장의 폭발력이 대단하다. 우리는 농경으로 여러 사람이 품앗이를 할 일이 많았다. 역동적 구심점을 만드는데 있어서 집단을 하나로 묶어주는 이벤트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역동적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서 현장음악이 필요했다. 배경자체가 현장성이 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마쯔리 같은 게 있지만 그들과 비교해 폭발력은 우리 국악이 훨씬 강하다. 기록에도 가무를 즐긴다는 대목이 있지만 그런 배경과 음악적 바탕이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인들도 민속 예술 속에서 역동적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그 처럼 국악이 우리의 삶에 잘 부합되기 때문에 현장성이 강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정부의 지원이 국립단체에만 한정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있다. “문화부에 책정된 전체 예산 1조원 중 국악분야에 배정되는 것은 극히 일부다. 그 돈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절대 많은 편이 아니다. 그 예산은 국악 전통문화 브랜드를 유지하는데 쓰고 있다. 문화진흥기금 등을 통해서 사립단체 지원을 활성화해야 한다. 돈이 안돼도 목적이 분명하고, 실험성이 분명하면 반드시 써야 한다. 이런 환경이 조성된 것은 길어야 15년이다. 이제 시작인 만큼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 크로스오버나 개인 음악가들의 가치를 깨달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추호의 의심도 없다. 그들은 국악을 끌고 나갈 자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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