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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주택 가격공시 막는 이유는

올 1월 강남구청과 건설교통부간에 해프닝이 벌어졌다. 강남구가 표준지 주택가격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자 건교부가 제동을 건 것이다. 이와 비슷한 현상이 또 나타나고 있다. 일반주택의 고시가격을 서울시 등 몇몇 지방자치단체가 최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자 정부가 이를 금지하는 지침을 마련하고 나섰다. 이유가 무엇일까. 정부는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과표 공개에 따른 후폭풍을 두려워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몇년 동안에도 하기 힘든 과표 산정작업을 몇개월 만에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했으니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아파트가격은 상대적으로 표준화돼 있지만 단독주택은 마당의 나무 하나, 돌 하나 차이로도 가격이 차이 난다. 따라서 단독주택가격의 산정은 그만큼 어렵고 뒷말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앞집ㆍ옆집ㆍ뒷집과 비교해 왜 우리는 높냐, 낮냐 등 말이 많을 수 있다. 바로 이러한 불만이 표출되면서 ‘부실고시’라는 비판이 제기되지 않을까 두려워했기 때문 아닐까. 정부가 새롭게 가격을 고시한 대상은 기준시가가 고시되는 아파트를 제외한 단독주택 450만가구, 중소형 연립주택 91만3,000가구 등 총 676만2,000가구다. 짧은 시일 안에, 그것도 전수 조사방식으로 600만 가구의 가격을 조사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격 조사의 문제점 외에 과표 산정 및 변경 과정에서 정부의 태도 역시 석연치 않다. 재산세 과표가 변경됨에 따라 세금이 어느 정도 오른다는 똑 부러진 설명은 전혀 없다.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지 않았다는 이유만 내놓고 있다. 미국의 정치가ㆍ외교관으로 활동했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죽을 때까지 따라가는 것은 친구와 세금이다’라는 말을 했다. 세금이 국민의 삶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과표 현실화ㆍ투명화에 대해서는 국민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문제는 국민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세금제도를 바꾸는 과정에서 ‘납세자 위주의 정책’보다 ‘행정편의적 원칙’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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