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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마이너스대출 금리는 껑충 '얌체 상혼'

대부분 9~10%대 적용<br>"조달 금리 상승 탓에…"<br>은행선 궁색한 변명만<br>슬금슬금 오른 마이너스 대출 금리<br>기준금리 9개월째 동결에도<br>신용대출 금리 되레 올려<br>은행 장삿속에 소비자 분통



가계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용대출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금융당국의 행보를 비웃듯 일반인들이 비상시에 사용하는 시중은행의 마이너스대출 통장 금리는 상승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중은행들은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예금금리는 제자리걸음을 보여 이 같은 해명이 오히려 옹색해지는 모양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 대형 시중은행의 마이너스대출 통장 금리는 지난해 말 7.18%(신규 취급액 기준)에서 올 2월 현재 7.25%로 0.07%포인트 상승했다.

이 은행은 지난 한해 동안에만도 전년동기 대비 마이너스대출 통장 금리가 0.47% 포인트 상승했다.

사정은 다른 시중은행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해당 금리는 가중 평균치로 고객의 소득이나 신용도에 따라 가산금리가 적용될 경우 실제 고객들에게 적용되는 대출금리는 9~10%대 이상에 집중돼 있을 것이라는 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마이너스대출 통장의 경우 소액으로 생활자금이 필요할 때 가계에서 이용하는 대표적 신용대출 상품으로 마이너스대출 통장 금리가 상승하면 직접적으로 가계부담이 커진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유럽발 재정위기 등으로 조달금리가 올라 불가피하게 일반신용대출 금리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은행 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경우 지난해 말과 올 들어 평균 금리가 3.77%로 제자리걸음을 해 예금 금리는 동결하고 대출 금리는 올리며 은행들이 이른바 '얌체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올해 경기침체 등 대내외 경기변수를 의식한 은행들이 수익률 악화를 막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신용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은행들의 횡포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금융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직장인 조모(47)씨는 한도 2,000만원의 마이너스대출 통장을 이용하는 주거래 은행으로부터 연초 전화를 받고 분통을 터뜨렸다. 조씨의 신용위험이 높아져 마이너스 통장 금리를 2% 인상하겠다고 은행 측이 통보해왔기 때문. 지난해 만기에는 조씨의 신용도가 높다며 금리를 0.7%포인트가량 인하해줬던 은행이 갑자기 1년 만에 대출금리를 2%나 올리겠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조씨는 "이자를 단 한번도 연체해본 적이 없는데 뜬금없이 은행에서 지난 2009년 생명보험회사 약관대출을 이용한 것을 이유로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먹구구식 금리책정 기준으로 은행의 구미에 따라 신용대출 금리를 올리고 내리는 행태를 보며 금융소비자가 봉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최근 일부 시중은행에서 일반신용대출 상품의 금리 인하를 시사하기는 했지만 서민들이 소액의 생활자금 마련을 위해 주로 이용하는 마이너스대출 금리는 지난해부터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올 들어서도 대내외 경제 변수로 수익률 악화를 의식한 은행들이 마이너스대출 금리를 인상하면서 금융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전체 신용대출의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ㆍ4분기 마이너스대출 통장을 포함한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8.13%로 전년 동기 7.27%보다 0.86%포인트 올랐다. 올 들어서는 지난 1월 8.16%를 기록하며 일반신용대출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유럽발 재정위기 등으로 조달금리가 상승했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실제 91물 CD금리의 경우 지난해 4ㆍ4분기 3.56%로 1년 만에 0.83%포인트가 상승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CD금리가 3.55%로 지난해 말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올해 1월 되레 상승했다. 무엇보다 기준금리가 연 3.25%로 9개월째 동결되고 있는 상황이라 은행들의 해명에 무리가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 당국이 가계부채문제 해소를 위해 은행들의 무리한 가계대출 확대 경쟁을 자제하라고 권고하면서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포함한) 일반신용대출 금리가 불가피하게 인상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같은 기간 은행 예금금리의 상승폭은 대출금리 상승폭에 비해 확연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4ㆍ4분기 3.77%로 전년 동기보다 0.6%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친 것뿐만 아니라 올해 1월에는 3.77%로 제자리 수준이다.

결국 예금금리 인상에는 인색한 은행들이 일반 신용대출 금리를 꾸준히 올리며 손쉽게 예대마진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시중은행 중에서는 처음으로 오는 4월 중 마이너스대출 통장 금리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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