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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 60년] <5>첨단기술에 도전한다

말레이시아 페낭대교등 프런티어 정신의 凱歌<br>실험적 특수공법 잇단 성공…'한강의 기적' 뒷받침<br>버즈 두바이·카룬댐 등도 기발한 아이디어 돋보여



국내 건설사들은 60년 전 척박했던 환경에서 맨손으로 일어나 직접 부딪혀가며 하나씩 기술을 체득, 이제는 ‘세계속의 건설 코리아’의 위상을 뽐내고 있다. 사진은 그동안의 각종 건설사업에서 기술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서산간척지 유조선공법, 페낭대교, 이란 카룬댐.

[건설강국 코리아 세상을 바꾼다] 첨단기술에 도전한다 말레이시아 페낭대교등 프런티어 정신의 凱歌실험적 특수공법 잇단 성공…'한강의 기적' 뒷받침버즈 두바이·카룬댐 등도 기발한 아이디어 돋보여 고광본 기자 kbgo@sed.co.kr 국내 건설사들은 60년 전 척박했던 환경에서 맨손으로 일어나 직접 부딪혀가며 하나씩 기술을 체득, 이제는 ‘세계속의 건설 코리아’의 위상을 뽐내고 있다. 사진은 그동안의 각종 건설사업에서 기술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서산간척지 유조선공법, 페낭대교, 이란 카룬댐. “해봤어” 현대중공업이 내보내는 광고카피다. 이 말은 원래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이 뭔가 어렵다고 보고하는 부하에게 “이봐 해봤어”라는 말을 자주 썼다는 말에 착안한 것이다. 나폴레옹이 르마로와(Lemarois)라는 부하장군에게 “내 사전에는 불가능은 없다”는 편지를 보냈던 것과 맞닿아 있다고 할까. 국내 건설사들은 이런 프런티어 정신으로 해방이후 미군 공사부터 시작해 전쟁의 폐허에도 하나씩 몸으로 부딪히며 기술을 개발, 도로ㆍ철도ㆍ항만ㆍ산업단지 등 사회간접자본을 놓아 ‘한강의 기적’을 뒷받침했다. 해외에 첫 진출한 1965년 현대의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에서는 경험부족으로 막대한 손실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베트남 특수 등 동남아에서 굵직굵직한 결실을 거두는 계기가 됐고, 중동에서는 각종 석유화학ㆍ정제공장 건설, 발전플랜트와 담수화시설공사 등 오일달러를 끊임없이 뽑아 올리는 밑거름이 됐다. #1. 1985년 완공된 말레이시아의 페낭대교는 14km 길이(해상구간은 8.4km)로 개통 당시 동양 최장(세계에서 세 번째)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다리는 말레이시아가 페낭섬의 화교 상권을 흡수하고 관광지로 키울 목적으로 20년에 걸쳐 준비한 역작. 이명박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 “기술자라면 돈을 받지 않고도 일하고 싶은 곳인 만큼 프라이드를 가져라”고 당부할 정도로 난(難)공사였다. 조류가 무척 세고 40개월이라는 짧은 공기내에 마쳐야 했기 때문이다. 김동태 현대건설 상무(당시 공무과장)는 “공기를 맞추기 위해 현장에서 직접 말뚝과 빔을 만들었고, 물막이 없이 공사하기 위해 미국 설계회사에 대안을 제시, 거푸집 같은 교대를 만들어 해상크레인으로 곧바로 설치했다”고 술회했다. 공사핵심인 사장교 공구장이던 손문영 상무도 “콘크리트 사장교를 시험적으로 도입했는데, 애로가 생길 때마다 미국에 가서 설계를 업데이트해 공사를 진행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낙찰 과정도 드라마틱했다. 81년 1차입찰에서 현대는 2위에 머물렀으나 공기를 30주나 앞당기겠다는 제안으로 1위(프랑스 캄페논 버나드)를 제쳤다. 하지만 일본 마루베니아가 당시 정권을 로비로 구워 삶는 바람에 거의 포기단계까지 갔으나, 이명박 사장이 사귀었던 마하티르 부수상이 수상직을 전격 승계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이 사장은 ‘신화는 없다’는 자서전에서 “망명생활에서 돌아와 부수상에 올랐지만 정권의 들러리에 불과했던 마하티르와 우정을 쌓은 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회고했다. 1984년 서산간척지 공사에서 선보인 소위 ‘유조선 공법’도 첨단 아이디어로 꼽힌다. 당초 45개월로 예상됐던 공기를 ‘도깨비 방망이’ 휘두르듯 불과 9개월만에 마쳤기 때문이다. 현대는 바다를 메우기 위해 방조제 연결을 위한 물막이 공사를 하면서 당시 고철용으로 수입했던 유조선(332m)을 태안 앞바다에 가라 앉혀 거센 물길을 막았다. 앞서 사우디 주베일산업항공사(1976~1980)를 수행할 때는 울산에서 만든 재킷을 싣고 와 공기와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고 정주영 전 현대 회장은 ‘이땅에 태어나서’라는 자서전에서 “장비사용료는 하루 2,000만원이나 되는데 감독관청에서 사사건건 작업을 방해해 모두가 기가 막히다는데도 불구하고 울산에서 10층 빌딩 규모의 자켓 89개를 실어 날랐다”고 회고했다. 돌산을 옮겨 댐을 쌓은 대림산업의 이란 카룬댐 공사도 기술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2001년에 완공된 카룬댐은 소양강댐의 10배 크기로 대림은 공사당시 낮 기온이 50도에 달하는 폭염과 황량한 돌사막으로 인해 인력ㆍ장비운용, 자재확보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카룬강 고다협곡의 돌산을 깎아 자재로 사용하고, 공사 진척도를 3개월단위로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적용해 이란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 아랍에미레이트(UAE)의 7개 나라 중 하나로 중동의 허브로 불리는 두바이. 이 곳에는 최고지도자인 셰이크 모하메드가 심혈을 기울인 돛단배 모양의 버즈 알 아랍호텔 등 3대 호텔이 있다. 이 중 에미리트 타워호텔(2000년, 57층ㆍ305m))과 그랜드하얏트호텔(2003년) 등 2개의 호텔은 쌍용건설이 세웠다. 당시 공사에 참여했던 권혁민 부장은 “하얏트호텔의 발주처인 두바이 왕실이 실내정원의 조경을 밀림수준으로 꾸미기 위해 다섯번이나 보잉 747기와 군용 수송기로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 수목을 공수했다”며 “에미리트호텔도 특수 공법을 제안해 소수의 인원으로 당초 예정보다 6개월이나 빨리 완공했다”고 회고했다. 쌍용은 1986년에는 당시 세계 최고층(73층) 호텔인 싱가포르의 래플즈시티를 완공, 리콴유 싱가포르 수상으로부터 “쌍용인의 기술력과 근면성을 본받으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2009년 1월이면 800m가량(160층)가 넘는 세계 최고층 건물로 떠오르는 ‘버즈 두바이’도 국내 업체가 책임시공하고 있다. 건물 주변에 ‘역사가 올라간다(History Rising)’는 대형간판에 올림픽이나 월드컵 카운트다운처럼 건축 층수가 표시된다. 현재 숫자는 137인데, 마치 요술을 부리듯 3일에 하나씩 숫자가 올라간다. 강선종 삼성물산 상무는 “초고강도 콘크리트를 유압잭으로 배관을 통해 수백m 위로 물처럼 쏘아 올리고 있다”며 비결을 밝혔다. 권홍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장은 “올해 해외수주만 200억달러를 예상할 정도로 장족의 발전을 했으나 시공분야에 국한돼 부가가치가 높지 않은 편”이라며 “정보통신 기술을 융합하고, 설계 등 엔지니어링 분야에 대한 기술개발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7/07/0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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