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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금융계] '러시아 돈세탁' 불똥 확산

돈세탁 사건 사상 최대 규모인 150억달러로 추정되는 러시아 마피아의 미 뉴욕은행(BONY) 돈세탁 사건과 관련, 미·영 수사당국이 연일 수사 강도를 높이면서 사건의 불똥이 차츰 서방측 대형 은행들에까지 튀고 있다.이와 함께 국제통화기금(IMF)의 대(對)러시아 차관 유용 가능성으로 미국 등 IMF 주요 회원국들은 IMF 자금지원을 받은 다른 국가들에도 자금유용 여부를 감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사태는 확대일로를 치닫는 양상이다. IMF는 수개월전 세계 4대 회계법인중 하나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사에게 러시아 중앙은행에 대한 회계감사를 의뢰,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중앙은행에 전달해준 러시아 지원차관이 뉴욕 은행을 통해 마피아들 손에 넘어갔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게 이번 감사의 목적. 이 과정에서 보리스 옐친 대통령 가족과 그 측근들의 연루 여부도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동안 러시아에 지원된 IMF 자금은 총 200억달러. 지난 92년 러시아가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한 일련의 프로젝트에 따른 것이고 최근에는 45억달러의 추가 지원을 확정, IMF는 러시아의 돈줄이 되다시피했다. 하지만 이 회계법인은 지난 7월 중간감사 결과, 러시아 중앙은행이 지난 96년 IMF 차관 12억달러 정도를 위장회사인 피마코사(社)에 넘긴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이 시기는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 나서 정부자금을 마구 써대던 때로, IMF 자금이 대선자금으로 유용됐을 추측을 낳게 했다. 이와 관련, IMF측은 러시아에 대한 자금지원이 주로 서방국들의 정치적인 동기에서 결정됐으며 따라서 96년 옐친의 대통령 재선에 기여했을 것이란 추론에 동의하고 있다. 대(對)러시아 자금지원 내용을 조사했던 IMF의 존 오들링-스미는 『피마코사의 사례는 IMF와 회원국간에 지켜져야 할 신뢰를 총체적으로 위배한 사건』이라고까지 단정했다. 피마코사 사건과는 별도로, 뉴욕은행을 통해 2억달러 정도의 IMF 자금이 돈세탁됐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이 때문에 미 행정부와 의회 일각에서는 당장 러시아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나아가 그동안 IMF 자금을 지원받은 다른 개도국도 조사해보자는 여론도 차츰 세(勢)를 더하고 있어 주목된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감사는 오는 9월말까지 완료될 예정으로, 당장 새로운 대(對)러시아 지원금(6억4,000만달러)의 집행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러시아 영업을 위해 뉴욕은행과 거래했던 스위스 UBS, 독일의 도이체 방크 등 유럽계 대형 은행들은 본격적으로 수사선상에 오르자 크게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미 재무부의 금융범죄규제망의 소위 「의혹활동」보고서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제출한 이 보고서는 실제 내용에서는 돈세탁과 관련한 명확한 증거를 담고 있지 않지만 이 보고서가 뉴욕은행 수사의 단초가 됐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수사당국이 보고서를 이용, 자금 흐름을 제대로 파악한다면 러시아 은행-뉴욕 은행-유럽 은행간 「삼각 고리」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문주용기자JYMO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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