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급속하게 성장하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지역패권을 추구하면서 미국의 라이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관계의 전환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양국은 경쟁 관계가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될 것입니다." 미국 워싱턴에 소재한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댄 블루멘털(43ㆍ사진) 아시아담당국장은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라이벌 지위로 부상한 것을 확인하고 이를 미국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국이 정상회담에 대해 어떤 결과물을 발표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뚜렷한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양자 정상회담차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5년 만이다. 그만큼 양국 관계가 그동안 악화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미국의 영향력이 쇠퇴해지는 반면 중국은 경제적으로 주요2개국(G2)의 위치까지 올라섰으며 아시아 지역의 패권을 추구하면서 때때로 미국 및 그 동맹국들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자신의 영유권을 단호하게 주장하고 일본에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또 북한이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을 일으켰지만 감싸고 돌기만 했다. 이러한 중국의 입장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블루멘털 아시아국장은 이어 중국이 명백하게 그들의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게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고 꼽았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베이징을 방문 중일 때 스텔스기인 J-20의 시험비행을 감행한 것이나 미국의 항공모함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 기술의 개발 등을 대표적이 예로 꼽았다. 또 중국의 군사력 확대는 아시아지역의 지역적 불균형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미국의 라이벌이 되고자 하는 의도를 충분히 나타내고 있는 만큼 이번 회담에서 양국정상이 견해차를 좁히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으로서는 국방예산이나 F-35 개발 등 국방 프로그램을 줄이는 대신 아시아 지역의 충돌을 막기 위해 군사력을 증강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또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 사이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도모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도 이러한 미국의 의도를 반영한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블루멘털 국장은 "중국이 지속적으로 지역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의 파워를 견제할 수밖에 없다"며 "만약 중국이 보다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길을 따라간다면 미국은 중국을 세계의 거대한 세력으로 인정하고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 환율 문제,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 등 경제적인 이슈는 이번 회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모두 자신들의 경제에 새로운 균형을 가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미ㆍ중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의 가장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양국정상이 특별한 결과를 도출해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후 주석이 6자회담 재개를 통한 한반도 안정화를 강조하더라도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도발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상태에서 미국이 한국에 6자회담에 동참하자고 설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근본적으로 강제적인 수단과 압박이 없다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도 없다고 단언했다. 최근 북한이 재기하고 있는 대화공세와 관련해서는 피폐한 경제적 상황을 타개하려는 목적으로 남한과 다른 나라들로부터 식량과 그 밖의 원조를 받기 위한 전략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 주석의 방미가 마무리된 후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묻자 "북한이 정세를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갈 수 있고 도발을 하더라도 한국과 미국이 어쩔 수 없다고 믿는다면 도발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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