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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축구장보다도 넓은 네모 반듯한 공장의 한 쪽 벽에 걸려 있는 전광판의 붉은 숫자가 396을 표시하고 있다. 오전부터 이 시간 현재까지 생산된 에이스침대 매트리스 완제품 숫자다. 공장 내부에 직원 수는 몇 명 되지 않지만 컨베이어를 따라 포장라인과 물류창고로 옮겨지는 매트리스의 줄이 끊이지 않는 걸 보니 작업은 아직 한창인 듯 하다. 퇴근시간 무렵에는 완제품 수가 통상 560개 정도에 달한다고 한다. 충북 음성에 위치한 에이스침대 매트리스 공장의 견학코스를 따라 공장 내부로 들어서면 매트를 만드는 모든 공정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로 150m, 세로 50m에 달하는 공장에는 시야를 가로막는 기둥은 하나도 없다. 드넓은 공장 규모에 비하면 한창 근무 시간인데도 직원들은 얼마 보이지 않는다. 공장 가운데 쪽으로 10명 안팎이 모여 바쁘게 일손을 놀리는 것을 제외하면 이따금 물건을 나르는 직원들이 눈에 띄는 정도다. 총 면적 10만평,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는 에이스침대 음성 매트리스 공장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불과 42명. 70% 이상 자동화한 최첨단 컴퓨터 무인생산 시스템을 도입한 결과 음성공장은 세계적인 수준의 생산성을 자랑하는 생산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직원 수를 최대 78명까지 늘리면 하루 1,000개까지 매트리스 생산이 가능하다”며 “세계 최대 규모이자 세계 최고의 생산성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프링 제조에서부터 매트리스 포장, 적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이 컴퓨터에 의해 통제되기 때문에 자재의 품질이 낮거나 균일하지 않을 경우 생산라인이 자동으로 중단되기 때문에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매트리스에서 가장 중요한 스프링 제조 역시 전자동으로 이뤄진다. 전자동 스프링 제조 시스템은 스프링 제조기, 스프링판 조립기, 오토 크리핑(테두리 조립기) 이중 열처리기 등으로 구성돼 강선을 촘촘한 스프링으로 감고 스프링판을 조립해 낸다. 이렇게 에이스침대가 만드는 스프링은 총 6종류. 세계 침대회사들 중에서도 가장 많은 수준이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반면 가장 많은 인력이 필요한 부분은 수작업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원단 봉합 공정이다. 스프링 한가운데에서 진행되는 봉합 공정은 유일한 수작업 공정인 만큼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때문에 봉합 인력은 10~20년 경력을 쌓은 숙련공들로 구성돼 있다. 봉합까지 마무리된 제품은 지하로 뚫린 140m의 자동 적재기를 따라 매트리 포장기로, 그리고 포장된 완성품은 다시 물류창고로 자동으로 옮겨진다. 70년대 이후에 침대문화가 도입되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할 때, 에이스침대 음성공장은 전세계에서도 높은 기술 수준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유명 업체들도 꾸준히 음성공장에 견학을 올 정도라고 한다. 에이스침대의 경쟁력이 제품으로서 나오는 곳이 음성 매트리스 공장이라면 에이스의 침대과학이 태동해서 기술력으로 꽃을 피우는 곳은 공장 옆에 위치한 에이스 침대공학연구소다. 전문 연구팀들이 최적의 수면환경을 연구하고 있는 연구소 한 구석에는 인체와 같은 구조를 갖춘 실험 로봇 ‘컴퓨맨’을 통해 인체 하중분포와 체압분포, 척추곡선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최첨단 연구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내용물이 훤히 보이도록 속을 뜯은 ‘재탕’ 매트리스와 해외 업체의 매트리스도 에이스침대 제품과의 품질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전시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침대전문 국제공인 시험기관으로 인정을 받은 곳은 에이스 연구소가 유일하다”며 “6개에 달하는 해외 발명특허 기술과 40여개의 국내 특허를 획득한 에이스의 기술력과 경쟁력의 산실이 바로 이 곳”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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