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오징어 금어기가 끝나면서 대형마트가 대대적인 '반값 오징어' 전쟁에 돌입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동해안 생물 오징어를 전면에 내세웠고, 홈플러스는 국산보다 크기가 큰 아르헨티나산 냉동 오징어로 식탁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9일부터 동해안 생물 오징어를 일주일 동안 마리당 990원에 판매하는 오징어 특가전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한 국산 생물 오징어 가격이 평균 1,980원선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 저렴하다. 동해안의 하루 평균 오징어 어획량 36만마리 중 20%를 대량으로 매입한 뒤 즉시 매장으로 배송하는 방식을 통해 가격을 낮췄다.
김상민 이마트 오징어 바이어는 "동해안 오징어는 산란기가 끝난 6월이후가 가장 맛이 좋은데 지난해에는 개체수 감소로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비쌌다"며 "금어기 이후 오징어 풍년이 예상돼 동해안 오징어 40만마리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동해안 생물 오징어 50만마리를 1,000원에 내놓고 반값 오징어 경쟁에 뛰어들었다. 가격은 이마트보다 10원이 비싸지만 채낚이 방식으로 잡은 오징어의 비중이 높아 품질에서 더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한 마리씩 개별적으로 어획하는 채낚이 방식은 한꺼번에 그물을 풀어 끌어올리는 저인망(트롤) 방식보다 오징어 외관에 상처나 흠집이 덜 생긴다. 롯데마트는 판매량 추이를 살펴본 뒤 추가로 물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아르헨티나산 냉동 오징어를 1,000원에 내놓으며 승부수를 던졌다. 아르헨티나 연안 포클랜드 해역에서 어획한 것으로, 물량만 110만마리(300톤)에 달한다. 수입산 냉동 오징어라는 단점이 있지만 마리당 무게가 평균 250g에 달해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내놓은 국내산(120g 안팎)보다 크기가 크고 품질도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김양식 홈플러스 수산팀 바이어는 "포클랜드 해역은 수온이 오징어 서식에 적당한 섭씨 8~12도여서 상품성이 좋고 원양어선에서 잡은 즉시 급속 냉동해 국내로 공급된다"며 "국내산 오징어도 물량 공급이 원활해지는 대로 저렴하게 공급해 밥상물가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대형마트가 때 아닌 반값 오징어 경쟁을 벌이는 것은 오징어 금어기가 지난달 끝난 뒤 본격적으로 오징어 잡이가 재개되면서 어획량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징어 자원 보호를 위해 지난 4월과 5월에 걸쳐 사상 첫 오징어 금어기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의 오징어 특가전이 끝나더라도 오징어 가격은 당분간 안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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