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담을 바라보는 국민 여론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회담이 각자 자기 말만 하고 마친 후 한편에서는 대통령의 소통부재를, 다른 한편에서는 야권의 편협성을 비판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문 대표가 지난주 말에 "많은 합의가 아니고 당장 눈에 띄는 성과는 아니더라도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고 싶다"고 말한 점이 주목된다. 이번만은 '왜 만났는지 모르겠다'는 뒷말을 남기지 말아 달라는 것이 국민 대다수의 생각이다.
박 대통령과 문 대표 모두 최근 우리 경제와 민생이 어렵다는 데 총론적으로 공감하고 있기에 대화의 주제는 '경제살리기'로 정해져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박 대통령과 문 대표 사이에는 방법론이나 각론의 차이만 보일 뿐이다. 한번의 만남으로 모든 것을 타결하겠다고 욕심을 내기보다 의견일치가 가능한 부분이나 방향 등 최소한이나마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두 사람 모두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경제를 회복시키는 방안에 동의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매개로 대화의 물꼬를 여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
이번 영수회담은 여권과 야권 모두 내부 체제를 정비한 후 열리는 첫 만남이라는 데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부디 이번만큼은 정치공학적 프레임과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가 되기를 바란다. 경제는 심리다.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줄 수 있다면 이번 회담은 국민들의 박수를 받을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