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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육도 ‘한류’ “한국 영어 교육 너무 좋아요”

"프로그램 알차다" 日·中등서 연수 날로 늘어<br>파주 영어마을 작년 613명…1년새 3배로<br>동남아 등으로 마케팅 확대·투명 운영은 과제

서울영어마을 수유캠프로 연수를 온 일본 사토에 초등학교 학생들이 원어민 교사와 과학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YBM시사닷컴

"일본에는 이렇게 공부할 곳이 없어요. 과학실험도 재미있고 영어가 많이 느는 것 같아요."(유다로 세타, 일본 사토에 초등학교 4학년)

한 과학 교실. 열살 남짓된 일본 학생들이 흰색 가운을 입은 원어민 선생님의 지도하에 실험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베이킹 소다가 물이나 식초를 만나 가스를 만드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면서 'gas(기체)'라는 개념을 자연스레 익힌다. 일본 학생들이 원어민 교사와 과학실험을 통해 영어를 배우는 곳은 다름아닌 한국의 서울영어마을 수유캠프다.

경기영어마을의 파주캠프를 찾은 비영어권 외국인 학생은 지난 2010년 192명에 이어 2011년 613명으로 늘었다. 세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파주캠프 관계자는 올해 1,500명 정도의 외국인 학생이 캠프를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비영어권 국가 학생들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미국이나 영국, 호주가 아닌 한국을 찾고 있다. 영어교육에도 한류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전국적으로 영어마을을 찾은 외국인 학생 수는 아직까지 미미하다. 하지만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한국의 영어마을을 찾는 비영어권 학생 수는 갈수록 늘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전망이다.

◇한국 영어연수 추세 확산, 관광상품화도 '주목'=관악ㆍ수유ㆍ풍납캠프를 직영하고 있는 서울시의 영어마을 관계자에 따르면 영어마을은 내국인 대상으로만 홍보가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방송과 신문 등 매체와 입소문 등으로 한국 영어연수 시장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 지역 영어마을 세 곳은 2010년까지는 외국인 학생 수를 집계하지도 않았다. 그러다 비영어권 학생들이 많이 찾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124명이 연수를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풍납캠프가 2004년 처음으로 문을 연 뒤 외국인 학생 연수자 집계는 사실상 처음이다.

연수 국가도 다양화되고 있다. 아직은 일본이 절대 다수지만 중국ㆍ태국ㆍ대만은 물론 러시아ㆍ프랑스로 다양해지는 추세다. 지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초중등 학생 182명이 경기영어마을에 영어를 배우러 왔고, 중국에서도 31명이 파주를 찾았다. 서울프랑스학교에서는 2009년부터 매년 재학생 30명을 서울영어마을에 보내고 있다. 태국에서는 최근 캔쿤대학에서 선발한 10명이 다녀갔고 몽쿳대학에서도 30명이 연수를 올 예정이다.

김기원 서울영어마을 수유캠프 기획부장은 "최근 경제성장과 함께 러시아나 중국에서 영어 교육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앞으로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영어마을 포함 교육관광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日 영어교과 지정 과목 지정 영향 커=이처럼 영어교육의 한류 바람이 거세진 데에는 적극적인 마케팅 덕분도 있지만 지난해 일본 초등 5~6학년 과정에 영어가 필수로 지정된 영향이 크다는 게 교육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의 영어마을로 오는 외국인 중 일본인 학생은 2009년 12명에서 지난해 399명으로 30배가량 늘어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YBM 시사닷컴 관계자는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영어도 다른 외국어나 특기 교육 중 하나로 인식해 특화된 교육체계가 없는 상태"라며 "따라서 한국의 전문적인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YBM 시사닷컴 주최로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영어마을 수유캠프에서 열리고 있는 '일본 사토에 초등학교 수유캠프 영어연수'에 참가한 39명의 일본 초등학생과 교사들은 한결같이 한국의 영어교육 시스템을 부러워했다.

마에가와 노리코(32) 사토에 초등학교 영어교사는 "일본 TV에 영어마을이 방영된 것을 보고 지난 10월 이곳을 찾은 후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로 마음먹었다"며 "가까워서 시차도 없고 시설도 훌륭하다"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알찬 프로그램이 경쟁력, 투명성 확보는 과제=교육 프로그램이 알차다는 점이 한국에서의 영어 연수 최대 장점이다. 우선 학생들은 영어마을에 오자마자 영어수준 평가를 보고, 결과에 따라 반을 나눠 수업을 듣는다. 경찰서ㆍ입국심사대ㆍ소방서ㆍ과학교실 등으로 꾸며진 교실을 돌아다니며 각 교실에 있는 영어 교사들과 체험형 수업을 받는다.

다양한 비영어권 학생들이 함께 영어를 배우면 실용영어 체득과 해외 문화 체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영어로 이뤄지는 국제 커뮤니케이션의 74%가 비영어권 국가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난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만큼 앞으로 학생들이 어학연수를 가거나 국제 무대에서 활동할 때 비영어권 사람들과 더 많이 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영어마을 수유캠프의 6년차 원어민 교사 로비 라센(Robbie Larsen)씨는 "여러 나라 학생이 함께 수업을 들으면 수업 중에는 조용했던 학생도 오히려 수업 외 시간에 다른 나라 학생과 영어를 사용해 대화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경기영어마을 관계자도 "교류프로그램의 효과가 좋다는 사실이 알려져 일본에서 학생들이 연수를 올 때 함께 수업을 들을 한국인 학교를 추천을 부탁 받는다"며 "해외 학교와 관내 학교를 연결해 함께 교류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수 국가 다양화와 투명한 운영은 과제로 지적된다. 한국의 교육열을 부러워하는 비영어권 국가 학생들이 많은 만큼 동남아나 러시아, 중화권으로의 마케팅을 활발히 펼쳐 다양한 학생들이 한국을 찾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전국 40여개 영어마을에 대해 불공정 약관 실태 조사를 한 결과 제주국제영어마을이 캠프 참가 기간이나 비용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30만원을 등록비 명목으로 받고 캠프를 취소해도 돌려주지 않아 시정권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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