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움츠렸던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이 봄철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온 몸이 나른해지고 입맛이 떨어진다는 사람들이 많다. 봄철이 되면 신진대사 기능이 활발한만큼 비타민 소모량도 그만큼 늘어나고 이에 따라 쉬 피로감이 오기 때문이다. 이럴 때 제격인 것이 봄나물. 과학 기술의 발달로 한 겨울에도 하우스 채소를 접할 수 있게 된 데다 기온 변화, 품종 개량 등의 요인으로 겨울철에도 밭에서 난 채소를 구경할 수 있게 됐지만 아무래도 ‘제철 나물’의 진가를 따라가긴 힘들다. ‘봄에는 쓴맛’이라는 말처럼 봄나물은 특유의 쓴맛과 떫은 맛으로 잃었던 입맛을 찾아주고 나른함을 없애 주기에 제격이다. 또한 제철 봄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피와 머리를 맑게 해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잃었던 입맛을 되찾는 것은 물론 영양까지 풍부한 봄나물. 춘곤증 예방에도 효과 좋은 봄 식탁의 ‘든든한 응원군’임에 분명하다. ▦나물 조리 요령=봄나물을 조리할 때에는 소량의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쳐 내면 비타민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다소 쓴맛이 나는 나물은 데쳐서 물에 여러 번 헹구고 떫은 맛이 나는 나물은 물을 자주 갈아주면서 충분히 우려내는 게 비결. 봄나물은 자라면서 섬유질이 많아지고 맛이 떨어지므로 구입할 때 어리고 연하며 색이 짙은 것을 고르도록 한다. 신선할 때 조리해야 비타민과 무기질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냉이=봄 나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냉이는 비타민, 칼슘, 철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입맛을 돋우는데 제격이다. 특히 냉이의 잎 속에는 성인 하루 섭취량의 1/3에 달하는 비타민 A가 함유돼 있다. 냉이는 초장에 무쳐먹거나 국이나 된장찌개에 넣어 먹으면 특유의 향으로 맛있는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달래=한약재로도 쓰이는 달래는 여성에게 특히 좋은 음식으로 꼽힌다. 약간 쓴 듯한 쌉쌀한 맛이 매력이며 비타민 A, B1, C 등의 함량이 높고 칼슘이 많아 빈혈과 동맥경화에도 좋다. 열에 약한 비타민C가 많아 데쳐먹기보다는 날 것으로 먹는 게 좋고 식초를 넣어 먹을 때 비타민C의 파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술로 담궈 잠자기 전 한 잔 정도 마시는 것도 좋은 섭취 방법이다. ▦미나리=미나리는 전골이나 생선탕에 빠질 수 없는 백미이다. 비타민 A, B1, B2, C 등이 다량 함유돼 있고 단백질, 철분, 칼슘, 인 등 무기질이 풍부하며 영양가도 높아 사시사철 인기가 많다. 잎과 줄기는 한약재로도 쓰이며 간염, 스트레스해소, 황달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쳐서 먹거나 편육, 쌈 등에 곁들이면 좋다. ▦씀바귀=고들빼기라고도 불리는 이 나물은 역시나 쌉싸름한 맛이 미각을 돋구는데 제격이다. 이른 봄에 씀바귀를 먹으면 그 해 여름 더위를 타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위장과 소화기능에 좋은 게 특징. 씀바귀가 쌉싸름한 만큼 먹을 때에는 양념을 좀 진하게 해서 먹어야 맛있으며, 새콤하게 무쳐먹으면 식욕증진에도 매우 좋다. ▦취나물=취나물은 ‘산나물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활기를 되찾아주는 데 적합한 나물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먹는 참취의 어린잎은 특유의 향이 강해 입맛을 돋궈주고 춘곤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된장 등에 무쳐 먹어도 좋고 들기름에 볶거나 국으로 요리해도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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