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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7월 기업경기 조사] “물건 만들어도 팔곳이 없다” 내수형 불황 여전
입력2003-08-08 00:00:00
수정
2003.08.08 00:00:00
성화용 기자
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 2ㆍ4분기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하반기 들어서도 바닥을 헤매고 있다.
한은이 조사한 지난 달 제조업 업황 실사지수(BSI)는 경기가 극도로 나빴던 지난 2001년 상반기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BSI 역시 3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도는 등 좋아질 조짐이 안보이고 있다.
특히 제조업체들은 최대의 경영 애로요인으로 꼽은 `내수 부진`은 불황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조사대상업체의 22.5%가 `내수 부진`을 애로사항으로 꼽았지만 6월에는 27.5%, 7월에는 무려 30.3%로 비중이 높아졌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생산과 건설투자가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기업의 체감경기는 당분간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내수형 불황` 지속=지난 7월 제조업 업황 BSI가 2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데 이어 8월 경기를 전망하는 업황 전망 BSI도 전월(73)보다 더 떨어진 72로 조사됐다.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업체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특히 제조업체들은 `물건을 만들어도 팔 곳이 없는` 극심한 소비 위축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조사 대상 업체들은 가장 큰 경영애로 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꼽았지만 6월에 `내수 부진`과 응답비율이 역전됐고 7월에는 `내수부진`이 30.3%로 `불확실한 경제상황`(21.2%)을 크게 앞질렀다. 이러한 현실이 반영돼 수출기업의 7월 업황 BSI는 67로 전월(68)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내수기업의 업황 BSI는 64로 전월(70)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매출증가율 BSI(6월 75→7월 70)도 하락한 가운데 제품재고수준 BSI는 119로 기준치를 계속 웃돌아 매출부진으로 기업의 높은 재고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제조업체들은 `소비위축-매출부진-재고부담-경영난`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내수형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영의욕도 바닥”=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8월 BSI(전망)는 91.4로 3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7월의 90.3보다는 소폭 나아졌지만 경기 체감도는 싸늘하게 얼어붙어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7월 BSI는 79.1로 지난 2001년 8월 이후 23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한은 조사결과와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이처럼 체감경기가 최악이다 보니 기업들의 경영 의욕도 좀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공장 가동률은 떨어지고, 재고 수준도 여전히 고점에 머물러 있다. 하반기로 들어서면 기지개를 펼 것으로 보였던 기업들의 설비 투자도 정치ㆍ사회ㆍ경제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정체 상태에 머물고 있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은 “노사불안과 각종 비자금 사건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기업들이 일할 맛이 나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업들은 경기회복을 위해
▲법인세율 인하
▲주5일제 등 관련법안의 조기 입법
▲출자총액제도의 중장기적인 검토
▲수도권 규제의 근본적인 재검토 등을 촉구하고 있다.
<성화용기자,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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