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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기관의 신뢰도
입력1998-09-22 19:18:32
수정
2002.10.21 23:08:03
09/22(화) 19:18전경련이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무디스 등의 신용평가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 신용평가회사들이 나라마다 처해있는 사정이나 변화를 고려, 각국별로 정확한 신용평가를 내리기에는 평가자료나 담당인력 등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용평가회사들에 대한 역(逆)신용평가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하에서 나온 전경련의 비판이어서 한층 관심을 끈다.
사실 신용평가회사에 대한 신뢰도는 지금까지 제대로 평가돼 본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 이들 회사의 신용평가에 따라 세계각국이나 기업들의 신인도가 오르 내리거나, 국제적인 투자가들의 발길이 결정되곤 해 횡포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들 회사는 사전에 위기를 예측하지 못하다가 막상 위기가 발생, 신뢰도에 문제가 생기면 뒤늦게 신용평가등급을 마구잡이식으로 낮추거나 반대로 과장 평가도 서슴지 않았다. 국가나 기업마다 이들의 신용평가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면서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이들의 영향력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일본 대장성(大藏省)산하 연구기관인 「국제금융정보센터」가 미국과 영국 등 8개 신용평가회사에 대해 신뢰도를 역조사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들의 횡포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직접적인 계기는 무디스사(社)가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과 엔화표시 정부채권 등에 대한 장기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데서 비롯됐다. 그렇지 않아도 계속된 경기침체로 투자가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던 차에 무디스의 하향조정은 불길속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된 것이다. 곧 「일본발(發) 공황설」로 이어져 아시아의 증시가 맥을 못추고 있는 것도 무디스에 책임이 있다. 일본정부가 발끈 한 것은 당연했다. 일본은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으로 지난 1월말 현재 2,900억달러에 달하는 미 재무부 발행 국채(TB)를 보유하고 있다. 외환보유액도 2,200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만도 828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보았다. 경제대국의 채무상환 능력을 의심한 것이다.
「국제금융정보센터」의 역평가는 늦어도 오는 11월까지는 그 결과가 나온다. 역평가에서 문제가 있는 회사는 국제사회에서 퇴출 시켜야 한다. 부정확한 정보를 흘려 국가나 기업의 신인도를 떨어뜨리거나 조기경보시스템의 기능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는 신용평가회사는 존재이유가 없다. 전경련의 비판은 잘한 일이다. 우리나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신용평가회사에 대한 대응방법을 고려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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