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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불황형 흑자와 원화 강세에 가위눌린 한국 경제

새해 첫 달 수출액과 수입액이 동반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잠정집계 결과 지난달 수출액은 453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줄었고 수입액은 398억4,300만달러로 11% 감소했다. 무역수지 흑자는 5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의 8억9,000만달러보다 약 46억달러 늘어 36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결코 반가운 조짐이 아니다. 수출·수입의 동반급락은 불황형 흑자의 전형일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원화 강세 고착화로 수출경쟁력 상실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1월 수출·수입 감소는 저유가 영향이 컸다. 두바이유 국제유가가 배럴당 45.8달러로 지난해 1월(104달러)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석유제품·석유화학의 수출이 각각 18억달러, 8억달러나 감소했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수출이 4.1%와 7.3%씩 감소한 것도 저유가의 여파로 러시아 등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된 탓이다. 수입 또한 원자재 도입단가 하락으로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액이 41.4%와 51.9%씩 줄어들었다.

더 큰 문제는 원화 환율이다. 1월 미국 달러 대비 화폐가치는 유로화와 중국 위안화가 각각 5.59%, 0.48% 하락한 반면 원화는 1.37%나 올라 유독 높은 절상률을 나타냈다.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우려와 국제유가 급락 리스크에도 원화 강세 기조는 좀처럼 흔들릴 기미조차 없다. 원화의 '나 홀로 강세'는 한국 경제가 강대국들의 환율전쟁 틈바구니에서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천만하다.



수출 생존력 확보를 위해 원화 강세의 고착화만은 막아내야 한다. 글로벌 투기자본은 금리가 높고 손실위험이 작은 쪽으로 몰리기 마련이다.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고 경상흑자도 막대한 우리가 타깃이 될 수 있다. 원화에 투기자금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직시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 유가하락이 세계 교역 증가 효과를 나타내는 데 6개월가량이 필요하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환율에 짓눌려 수출기업의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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