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도 경기둔화 우려로. 박성진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렇지만 금리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이며 물가가 걱정스러우니 아무래도 조만간 추가인상이 있을 것 같다는 암시는 분명히 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11월부터 기준금리는 한 번 올리고 한 번 쉬는 형식의 징검다리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다음 번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3.25%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이 점을 모르지 않을 채권시장이지만,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지난 주말 3.72%로 마감됨으로써 최근 들어 3.70%선을 경계로 한 지루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수입물가가 19.6% 상승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을 정도로 물가불안이 심상치 않은 데, 국고채 3년물 금리와 1년 만기 단기채권 금리 차이가 0.15%포인트에 불과하고 기준금리와의 차이도 0.7%포인트 대로 좁혀진 상태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현 시점에서 어떻게 유지되는 것일까. 얼핏 비이성적인 것 같지만 시장은 효율적이다. 아무래도 지금부터 하반기까지 이어질 거시경제 지표의 둔화를 보이지 않는 손은 눈치채고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우리 경제 측면에서 금리인상이 야기시키는 원화절상 추세 가속화는 경제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현재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이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면, 이런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누르는 측면이라는 점에서는 금리인상에 의한 직접적인 수요억제보다 원화절상에 따른 제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로 인한 쪽이 더 커지므로, 현재의 금리 인상기조를 빌미로 투자자들은 채권투자를 마냥 늦출 수 없는 노릇인 형국이다. 게다가 점점 출구가 불투명해지는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둘러싼 문제들 역시 안전자산 선호 태도를 강화시키고 있다. 결국 이번주 채권시장도 조만간 3.25%로 인상될 기준금리와 3.7%의 국고채 3년물 금리라는 좁은 간격에서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지루한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