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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삼성 백기사 역할… 동반성장 기회도

삼성은 우호적 2대주주, KCC는 사업기회 확대 ‘의기투합’

삼성카드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 17.0%를 KCC에 매각하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상징인 순환출자 고리가 15년 만에 깨지게 됐다. 이번 매각으로 삼성은 삼성카드와 삼성에버랜드ㆍ삼성생명ㆍ삼성전자에서 다시 삼성카드로 이어지는 순환형 고리가 수직형 구조로 재편된다. 그러나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우호세력의 지분이 절반을 넘어 삼성에버랜드뿐만 아니라 계열사에 대한 경영권 행사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KCC에 지분을 넘긴 것과 관련, "KCC가 최적의 조건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KCC가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했을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삼성카드는 국부펀드 등에 비해 KCC그룹이 자사의 카드영업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계산도 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삼성에버랜드가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사실상의 지주회사 격이라는 점에서 삼성은 KCC를 우호적이고 안정적인 2대 주주로 낙점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CC가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최소 10년 이상 장기 보유하며 KCC와 삼성과의 시너지를 추구하는 바람직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분매입의 주체인 KCC는 주식매입의 배경으로 에버랜드의 성장성과 사업기회 참여 등을 꼽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했다. KCC의 한 관계자는 "에버랜드 지분투자의 이유는 성장성과 미래 신수종 사업 분야에서 동반성장할 수 있는 사업기회 참여"라고 설명했다. 건자재 및 도료ㆍ소재 부문 국내 1위인 KCC가 삼성에버랜드와의 협력으로 신규시장 확대를 통해 성장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얘기다. 또 장기적으로는 KCC가 삼성그룹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미래의 신수종 사업에 동참,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주식가치 측면에서도 KCC에 삼성에버랜드는 매력적인 매물이다. KCC의 한 관계자는 "삼성에버랜드는 매출이 2조원을 돌파하는 등 최근 실적이 크게 향상되며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특히 삼성그룹이 지난해 선정한 5대 신수종 사업에 해당하는 '바이오제약'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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