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는 매주 수요일 저녁이 되면 비상 아닌 비상에 걸린다. 오후6시면 서규용(사진) 장관이 직원들이 제때 퇴근했는지 한 층씩 정해 돌아보기 때문이다. 한 주는 5층, 다른 주는 6층 이런 식이다. 서 장관은 과에 들러 "과장은 퇴근했느냐"고 묻고 아직 퇴근하지 않은 직원들에게는 "빨리 집에 가라"고 독촉한다. "수요일에 퇴근 안 하고 있다가 3번 걸리면 알아서 하라"며 3진아웃제도 거론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수요일은 일찍 퇴근하라는 것이다.
12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서 장관은 매주 수요일 직접 부서를 돌며 직원들이 오후6시에 맞춰 퇴근하는지 점검한다. 외부 일정이 있어 과천에 없을 때를 제외하고는 매번 점검을 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계속 이 일을 할 예정이다.
서 장관은 "근무도 좋지만 공무원들도 일주일에 한번은 일찍 퇴근해 가족들을 챙겨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집안이 평안해야 나랏일도 잘할 수 있다는 게 서 장관의 지론이다.
서 장관이 일주일에 한번씩은 조기퇴근하라고 강조한 것은 취임 초부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직원들의 이행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장관이 직접 챙기면 금세 조직문화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 장관이 직접 수요일 퇴근시간을 점검한 이후부터는 '수요일은 일찍 가는 날'이라는 분위기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가 내부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수요일 저녁만 되면 부서 과장들은 퇴근 준비에 여념(?)이 없다.
농식품부 고위관계자는 "집안을 잘돼야 나랏일도 잘된다는 게 장관님의 생각"이라며 "취임 후 매주 토요일이면 농촌 현장을 방문하는 것처럼 과천에서 집무를 보는 날이면 항상 직원들이 제때 퇴근하는지 직접 챙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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