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 연휴 증시가 열리지 않는 틈을 이용해 회사의 악재성 소식을 쏟아내는 '올빼미 공시'가 올해도 어김없이 기승을 부렸다. 전문가들은 올빼미 공시를 낸 기업들의 주가가 추석 연휴 이후 급락할 수 있다며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인 대우조선해양(042660)도 이날 대규모 해상 플랜트 수주설과 관련해 "미주지역 선주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제반 계약조건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이 이 내용을 공시한 시각은 5일 오후4시51분이었다.
경남기업(000800)은 장 마감 후 공시에서 동호개발과 맺었던 1,553억원 규모의 대전문지지구 아파트 신축사업 공사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최근 매출액 대비 15.4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회사는 앞서 4일 가처분 기각 결정문을 받았지만 연휴를 앞둔 5일 장이 끝나고 나서야 해지 사실을 공시했다.
대표적인 악재성 소식으로 분류되는 대출 보증 공시도 줄을 이었다. 마니커(027740)는 자회사인 농업회사법인 마니커농산에 60억원 상당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자기자본의 7.37%에 이르는 규모다.
대호에이엘(069460)은 남대구세무서로부터 부가가치세 추징금으로 약 25억3,700만원을 부과받았다고 5일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7.37%에 해당하는 규모다.
코스닥시장에서는 5일 장 마감 이후 자금조달 공시가 쏟아졌다. 에프티이앤이(065160)는 4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고 하이쎌(066980)은 245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자금조달 공시를 낸다는 것은 회사 자체 자금만으로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있다는 뜻이므로 대체로 부정적인 소식으로 분류된다. 올빼미 공시를 통해 자금조달로 인한 주가 하락 여파를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상장사들이 매번 투자자들의 관심이 덜한 연휴 직전에 악재성 공시를 쏟아내고는 한다"며 "투자자들은 공시를 잘 살핀 후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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