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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학부모의 교육열이 높다는 점, 자식을 가진 부모들에게 두 말하면 잔소리요, 모두들 100% 공감할 사실이다. 평소 최대한 냉정함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지라도 막상 닥치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바로 이 자식교육 문제이기 때문이다.
2013년 6월에 발표된 '2013 OECD 교육지표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교육비 비율은 7.6%로 OECD 평균인 6.3%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더구나 공교육비중 민간이 부담하는 비율도 높아 교육여건도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한 가지 더 안타까운 사실은 여기 조사에서 사교육비는 전혀 포함이 되질 않았다는 점이다. 아마 사교육비까지 포함한다면 교육비 부담비율은 최소한 OECD 평균의 5배 이상은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 조사가 시작된 2001년 이래 '교육비지출 13년 연속 1위'라는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이런 사실을 접할 때마다 답답하기도 하지만 교육열이 높기 때문에 교육비 지출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일정부분 인정하고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인정한다. 하지만 여기서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싶은 것은 '과연 학부모들의 열정만큼 아낌없이 지원한 결과가 제대로 나오고는 있는 것일까?'하는 교육 효율성의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고등학교까지 최상위권을 유지하던 교육경쟁력이 대학교 입학 이후로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실제로 아직까지 노벨상 수상자(김대중 전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제외)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다. 또 어떤 재미교포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미국 명문대를 입학한 한인 학생을 조사한 결과, 56%만이 졸업을 하고 중퇴율은 44%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평균 중퇴율 34%를 넘는 수치이며 유대계(12.5%), 인도계(21.5%), 중국계(25%) 등과 비교했을 때는 그 차이가 한층 더 벌어지고 있다. 부모의 욕심만큼 투입은 했으나 그 결과가 신통치 않은 것이다.
물론 부모입장에서 사랑스러운 자녀의 교육문제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시킬 때 시키더라도 최소한의 원칙을 가지고 갈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자녀들이 단지 시험이나 잘 보는 기계로 전락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에 교육역량이 좀 더 집중되어야 한다. 흔히들 노후준비에 첫 번째로 꼽는 방해요소를 자녀 교육비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자녀교육과 노후준비는 서로 대체될 수 있는 성격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정말 쓸 수 밖에 없는 자녀 교육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까. 좀 더 균형 잡힌 자녀 교육비 지출을 위해 제대로 쓰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자녀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자녀의 학력수준에 맞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교육비 부담은 줄 것이고 노후준비 등 다른 여력이 생겨 나중에는 자녀에게 부담되지 않는 현명한 부모로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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