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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장학재단에 거는 기대

삼성 이건희 회장과 후계자 이재용 상무가 주축이 되어 출범하는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은 한마디로 신선한 충격이다. 우선 이번 삼성 장학재단은 규모면에서 사상 최대이다. 이회장과 이 상무가 각각 1000억원, 700억원씩 모두 1700억원을 내놓고 삼성그룹이 3300억원을 부담해 출범하는 이번 장학 재단은 그 규모가 무려 5000억원에 이른다. 이 정도 규모면 우수한 인력을 과학기술분야로 유인 함으로서 고급 과학기술 인력 양성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일찍이 인재 중시경영을 실천해 왔고, 최근에는 우수한 인재의 확보를 그룹경영의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전통적인 산업화시대와는 달리 정보화, 지식기반경제에서는 우수한 인재 한 사람이 수천, 수만명을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재의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낙후된 교육제도에다 어려운 이공계 공부를 하지 않고도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사회풍조 등으로 인해 이공계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해 지고 있어 고급 과학기술 양성에 비상이 걸려 있는 실정이다. 뒤늦게 정부가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우수 인력의 이공계 기피현상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성의 이번 대규모 장학재단 출범은 고급 과학기술인력의 실 수요자인 기업이 직접 인력양성을 위한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번 삼성 장학재단은 부의 건전한 사회환원을 솔선 수범함으로써 우리나라 기업이미지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기업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애로가운데 하나로 반기업 정서가 꼽힌다.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반기업 정서가 팽배하고 있는 것은 성장과정에서의 정경유착 이미지, 기업투명성에 불신등과 함께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미미한 점도 한가지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더불어 살기 위한 기부 등에는 인색하면서 호화사치풍조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기업부패의 상징인 룸쌀롱을 비롯한 퇴폐향락산업의 번창하는 등 천민자본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반기업 정서가 해소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삼성의 장학재단은 부의 건전한 사회환원을 실천하는 모범적인 사례로서 대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제 국내 기업들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차원에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가질 때가 됐다. 우리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떳떳하게 벌어 건전한 사회발전을 위해 번 돈을 사용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삼성의 이번 결단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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