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경쟁에서 뒤처진 미국이 '왕서방' 자본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오는 31~11월1일 이틀간 워싱턴DC에서 미 상무부 주최로 '선택 USA2013 투자 서밋'을 개최한다. 연방정부 주최로 워싱턴DC에서 외국인투자설명회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행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 제조업 부활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안해 이뤄졌으며 전세계 60여개국에서 1,000여명의 주요 투자가들이 참석한다.
이번 서밋은 첫날 오바마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하고 제이컵 루 재무장관, 존 케리 국무장관, 마이크 프로먼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 페니 프리츠커 상무장관 등 고위관료와 주정부 인사들이 총동원돼 대미투자를 호소할 예정이다.
이처럼 미국이 이례적인 자리를 만든 것은 세계 최고 투자처라는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실제 전세계 FDI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0년 37%에서 2012년 17%로 급감했다. 또 지난해 FDI 유치액은 1,660억달러로 전년 대비 28%로 줄었고 올 상반기 유치액도 66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40억달러보다 크게 축소됐다.
특히 미국은 자존심을 접고 중국자본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서밋이 나흘간의 일정으로 25일 끝난 미중 양자투자협정에 맞춰 열린 게 단적인 사례다. 최근 미 정부는 정치권의 반대에도 중국의 돼지고기 가공업체 수앙후이의 미 동종업체 스미스필드 인수를 승인한 바 있다. 중국의 대미 FDI는 2012년 40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24%나 늘면서 해외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의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FT는 "미국은 거대한 소비시장, 풍부한 유동성 등이 장점이지만 35%의 높은 법인세율과 인프라 노후 탓에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특히 최근 연방정부(셧다운) 사태와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등 정치 리스크로 외국인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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