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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패선분야 우먼파워 거세다
입력2002-03-07 00:00:00
수정
2002.03.07 00:00:00
■ 국내 여성기업 현황·과제경영내용 건실하지만 상장사 한곳도 없어
여성기업은 국내 전체 기업체의 30%를 넘을 정도로 성장했다. 가장 최근의 통계치인 2000년 말 현재 여성기업수는 102만2,000개였으며 최근의 증가세를 감안할 때 지금쯤 110만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중소ㆍ벤처기업 육성정책과 여성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따른 것으로, 특히 디자인ㆍ게임ㆍ패션 분야에서 여성기업이 강세를 띠고 있다.
하지만 아직 거래소 상장기업은 하나도 없고 코스닥 등록사도 3개에 불과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질적인 성장에서는 아직 뒤떨어져 있다.
이렇게 된 데는 본지의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여성기업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여전하기 때문인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여성기업인들이 경쟁력 강화에 노력하기보다는 '혜택'에 더 기대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부의 여성기업 육성정책이 더욱 강화되고 여성기업에 대한 인식도 점차 나아지고 있어 여성기업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이런 가운데 한편에서는 단지 여성이 대주주라는 이유만으로 혜택을 주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타당성 있는 주장이지만 여성기업의 여건이 워낙 열악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육성정책이 필요하다는 쪽이 아직은 힘을 더 얻고 있다.
◆ 여성기업인 양적 성장세 뚜렷
최근 정부의 여성기업 지원이 활발해짐에 따라 여성들의 창업이 늘어 양적인 성장세가 뚜렷하다.
경영내용 면에서도 상당히 양호하다. 여성경제인협회(회장 이영숙)가 2001년 발간한 여성기업 실태조사 보고에 따르면 여성기업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3.5% 정도로 일반 중소기업의 평균 순이익률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부채비율은 약 250%인 것으로 집계돼 벤처기업(282%), 대기업(295%), 중소기업(334%)보다 낮은 편이다.
하지만 여성기업인들의 경영참여 역사에 미뤄볼 때 질적 성장은 아직까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여성기업 중 거래소에 상장된 회사는 하나도 없을 뿐 아니라 코스닥 등록기업도 코코엔터프라이즈ㆍ버추얼텍ㆍ소프트맥스 등 3개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KTB네트워크의 경우 2000년 320개사에 3,264억원을 투자했는데 이중 96억7,000만원을 7개 여성기업에 투자했다. 지난해에는 83개사에 937억원을 투자했지만 이 가운데 여성기업은 하나도 없다. 또한 산은캐피탈도 전체 투자액 중 여성기업 투자액은 5%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경쟁력 강화 이렇게 해야
남성 주도의 경영환경에서 여성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틈새시장 발굴과 이를 사업으로 성공시킬 수 있는 리더십 및 정보활용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투자심사역은 "최고경영자(CEO)가 남성이냐 여성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아이템의 시장성과 CEO의 능력이 관건"이라며 "패션ㆍ엔터테인먼트ㆍ게임 등 전문기술이 필요한 아이템들은 오히려 여성CEO들의 섬세한 마인드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철영 산은캐피탈 부장은 "올해 여성벤처펀드조성 추진, 여성투자심사역 양성 등을 통해 여성기업의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지만 관건은 역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영남 여성벤처기업협회 회장은 "여성기업인들에게 기회가 주어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2~3년에 지나지 않는다"며 "스타여성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이제는 일괄적인 창업지원보다는 세부적이고 전문화된 정책과 지원이 시급하며 여성 스스로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선화기자
김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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