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나노산업 못지 않게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꼽는 것은 해양플랜트다. 글로벌 해양플랜트 시장은 심해자원 개발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급성장을 거듭하면서 2020년에는 시장규모가 3,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막강한 캐쉬카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눈을 돌려 국내 해양플랜트 산업의 경쟁력을 들여다 보면 기대 보다 우려가 클 정도로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연구개발(R&D)이나 전문 기술인력 양성 등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도 채 5년이 되지 않을 정도다. 그나마 대형 조선사들이 글로벌 선박건조 시장이 침체기를 맞고, 중국의 저가선박 추격으로 고전하면서 일찍 해양플랜트 쪽으로 눈을 돌려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수많은 중·소형 조선소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해양플랜트 산업은 전세계 제작물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외형으로만 보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기본 설계와 엔지니어링 등의 핵심 고부가가치 업무는 외국기술에 의존하고 있고, 대부분 단순 제작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단순제작은 하는 일에 비해 수익률이 높지 않고, 노동집약적이어서 경기변동에 취약하다. 예를 들어 조선이나 해양플랜트 불황이 장기화되면 수많은 업체들이 줄도산해 지역 경제에는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해양플랜트 산업 육성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전국 조선해양산업 생산액의 49%를 차지하는 경남도는 해양플랜트 산업을 키워 제2의 경제붐을 일으키겠다는 복안이다.
홍진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나 석유화학, 철강 등 국내 주력업종은 산업단지로 개발되고 있지만, 해양플랜트만은 전문화 된 특화단지가 없다"며 "해양플랜트산업을 새로운 신성장 동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집적돼있는 곳에 특화 산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남도는 거제시와 함께 거제시 사등면 사곡만 일원에 2020까지 1조 2,600여억원을 투입해 381만㎡ 규모의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밑그림을 그려놓고 있다. 이곳에서는 해양플랜트 및 관련 기자재 연구 개발과 설계에서부터 생산까지 가능하게 만드는 인프라가 갖춰지게 된다. 경남도 관계자는 "대형 조선사들은 선박건조 수요가 줄고 중국의 저가 공세로 고전하자 오래전부터 심해자원 개발 등 해양플랜트 산업을 육성해 왔지만, 규모가 작은 중·소 조선업체는 그러한 혁신을 하지 못한 채 대형 조선사들의 제작 하청을 맡는 수준으로 전락해 있다"며 "조선경기 불황을 대비해 해양플랜트를 지금부터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거제 해양플랜트 단지가 국가산업단지로 정식 지정받아 각종 정책과 예산지원을 통해 지금보다 더 정교하게 해양플랜트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5~6년내 해외 해양플랜트 시장 장규모가 3,2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중소업체들이 난립해 대형 조선업체들의 제작 하청만 받고 기술확보에 소홀히 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가산업단지 지정 여부는 국가 차원 뿐만 아니라 경남 남부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남도와 거제시는 지난 3월 개최된 제5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 발표된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지원 특화산단'이 국가산단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 LH와 산업단지 면적, 입주기업 확보, 분양가 인하, 등 실무적인 협의를 진행해왔다. 홍준표 도지사는 민선 6기 취임식 직후 거제 해양플랜트산단 개발 예정지를 방문해 추진상황과 국토부와 LH의 평가에 대비한 대응책 등을 점검하는 등 관심을 쏟고 있다. 홍 지사는 이 자리에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로 최종 지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사업 추진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가 조선산업에 이어 해양플랜트 산업 육성에 성공해 제2의 도약에 성공할 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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