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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차한잔] 조민호 휴비스 사장

"브랜드 호평… 세계시장 가격 주도할것" >>관련기사 화합·합리성바탕 성과주의 강조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있어 휴비스가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가격설정 기준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 오는 11월1일 회사출범 2주년을 맞는 휴비스의 조민호(57) 사장이 이같이 생각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지난 2000년 SK케미칼과 삼양사의 폴리에스터 화섬 분야를 합쳐 국내 유일의 화섬통합법인으로 출범한 휴비스(Huvis)의 '인간과 비전(Human+Vision)'이라는 합성어 브랜드가 세계시장에서 외국 바이어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고 있다는 것. 기존의 국내업체와는 달리 발음하기 쉽고 의미전달도 쉬워 산업 중간소재인 화학섬유 공급업체로서는 드물게 외국 바이어들에 어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 사장이 휴비스를 세계시장의 바로미터로 꼽는 또 하나의 이유는 출범 이후 구조조정과 경영안정화를 통해 쌓아온 품질의 우수성과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다. 조 사장은 "미국ㆍ유럽ㆍ중국 등 세계시장에서 바이어들이 가격 네고를 할 때 휴비스 제품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이는 휴비스 제품이 품질의 우수성과 높은 가격경쟁력 때문에 일부 싸구려 제품이나 수요가 적은 초고가품과 달리 시장상황을 파악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통합 당시 연간 수백억원씩 적자를 내던 두 기업은 통합 후 1년 만에 경영이 호전돼 지난해 매출 9,700억원, 경상이익 206억원의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올 상반기에 이미 221억원의 경상이익을 내 지난해 실적을 웃돈 휴비스는 올해 매출 1조원에 경상이익 495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부채비율도 200%에서 175%로 낮아졌으며 매년 최소한 5%대의 경상이익을 낸다는 게 회사의 목표다. 이 같은 급속한 경영호전에 대해 조 사장은 "기존에 두 회사가 가지고 있던 장점을 잘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의류용으로 많이 쓰이는 폴리에스터 장섬유(FY)가 주력이던 SK케미칼과 산업용인 폴리에스터 단섬유(SF)가 주력이었던 삼양사가 통합되면서 비수익사업 부문을 통폐합하고 부족한 기술을 보완할 수 있게 돼 생산구조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다. 또 해외 마케팅도 대폭적으로 개선됐다. 미국 시장에 밝은 삼양사와 유럽시장에서 발이 넓던 SK케미칼이 합쳐지면서 세계시장에서 마케팅 파워가 강해졌다. 생산품의 70%를 해외에 수출하는 휴비스로서는 해외시장에서의 위상 강화는 기업성장에 절대 불가결한 요소다. 기업통합이 완전 자율로 추진되면서 반도체나 중공업 분야와는 달리 모회사간 분쟁 등 말썽의 소지가 완전히 해소됐다는 것도 강점이다. SK케미칼과 삼양사가 50대50으로 지분을 나눠 가진 휴비스는 양사에서 각각 2명씩 추천한 이사 4명으로 이사회를 구성, 완전 만장일치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통합기업의 성격을 반영해 1사 2노조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노노간의 갈등을 사전에 차단한 점도 휴비스만의 특징이다. 조 사장은 "통합 이후에도 장기 근속자의 지식과 노하우,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으로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없었다"며 "근로조건도 통합 당시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채택하고 직원들의 능력계발을 위해 국내외 학위취득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 덕택으로 지난해 화섬업체의 노사갈등이 극심했던 때도 생산현장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고 올해도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기본급 4% 인상으로 임금협상을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휴비스는 차세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회사의 사활을 걸고 있다. 이미 만성화된 화섬 분야의 공급과잉 속에서 일반 범용제품에 의존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행위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에 두 개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휴비스는 매년 매출액 중 3~4%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하고 있다. 이중 한 연구소는 지난해 8월 미국의 뒤퐁과 공동개발ㆍ공동생산에 합의한 폴리트리메틸렌테레프탈레이트(PTT) 등 차세대 신소재 섬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PTT는 폴리에스터와 나일론의 장점만을 결합한 섬유로 마찰에 강하고 신축성이 좋아 국내외에서 점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 월 100톤 가량을 생산하고 있는 휴비스는 내년도에 월 1,000톤 가량으로 10배 늘려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 사장은 "중국의 무차별적인 생산능력 확충과 경쟁자들의 추격으로 화섬 분야는 끊임없는 기술개발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며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생산을 특화해 경쟁력을 확보해나가는 게 경영의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휴비스는 ▲ 고임금 ▲ 고에너지 비용 ▲ 설비 노후화 등 국내 경영여건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중 하나가 오는 11월 착공,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될 중국 쓰촨성 프로젝트다. 연간 20만톤에 달하는 고급품 위주의 폴리에스터 단섬유(SF)를 생산하게 될 쓰촨성 공장에는 약 1억달러가 소요된다. 또 중동ㆍ동유럽ㆍ중남미 등 고급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세계 각지에 현지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국내 65만톤 생산체제에 오는 2010년까지 해외에서 40만톤 생산체제를 보태 국내외에서 100만톤 생산체제를 갖추면서 난야(타이완), 데이진(일본) 등과 더불어 세계 3대 업체로 성장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고급품 위주의 특화전략과 글로벌화를 통해 경쟁력을 쌓아가면 2~3년 후 회사가 재상장될 때는 기업가치가 2조~3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조 사장의 기대다. 조 사장은 "고급제품을 중심으로 세계 폴리에스터 시장은 연간 5~8%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폴리에스터 시장 자체가 사양산업은 아니다"며 "중국도 고급 폴리에스터 분야에서는 연간 약 50만톤의 공급부족을 겪고 있어 쓰촨성 공장의 판로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강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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