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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은 지난달말 고객사 관계자 및 그룹 임직원 등 2,000명을 초청, 국립오페라단이 공연한 ‘라 트라비아타’의 감동을 함께 나누었다. ‘라 트라비아타’는 동국제강이 올해 문화계를 지원하기 위해 후원한 작품. 이 회사는 지난 2004년부터 줄곧 오페라 공연을 후원하는 전통을 갖고 있어 연말이면 모두가 오페라의 장엄한 감동을 즐기곤 한다. 오페라 후원은 문화계 지원, 장학사업, 봉사활동, 나눔의 문화운동 등을 기업문화로 체질화하자는 장세주 회장의 의지를 잘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다. 동국제강은 창업자부터 3대에 걸쳐 52년 동안 ‘철을 통해 사회와 문화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사업도 기반이 잡혔으니 나는 내 이름으로 남은 재산 일체를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는 데 쓰려고 한다” 동국제강의 창업자 장경호 회장이 지난 75년 사재 35억원(현재 시가 2,000억원)을 조건없이 사회에 헌납하면서 가족에게 남긴 말이다. 뒤를 이은 장상태 2대 회장의 신념도 마찬가지였다. 96년 동국제강은 주력 사업장을 부산에서 포항으로 이전해야 했다. 장상태 당시 회장은 “부산을 떠나면서 이익을 환원합니다”라며 부산제강소 부지 매각으로 생긴 특별이익금 중 100억원을 출연했고, 이를 기반으로 송원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이후 송원문화재단은 동국제강의 사회공헌과 문화발전의 전통을 기업문화로 정착시키는 구심점이 됐다. 재단은 불우이웃돕기나 이공계 살리기 장학사업 등에 지금까지 30억원을 지원했다. 또 25억원을 출연해 송원아트센터 건립과 문화ㆍ예술계 지원으로 사업내용을 확대하기도 했다. 내년 상반기 개관 예정인 송원아트센터는 지난 6월 개관 준비전을 열었으며 개관 이후에는 전시공간 제공 등을 통해 본격적인 문화계 지원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 같은 다양한 문화활동은 동국제강의 내부 기업문화에도 남다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국제강은 중후장대의 남성적 이미지를 갖춘 기업이지만 기업문화는 오히려 감성적인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직원들도 연일 술자리로 이어지던 송년회를 최근 영화관람이나 문화활동으로 바꿔가고 있다. 또 1,200명의 임직원이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경우 과거 딱딱하기만 했던 성격에서 벗어나 올해부터 대학생 재즈밴드 초청공연과 요가강좌 등을 도입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동국제강이 추구하는 실천적 문화활동이 서서히 창조적인 기업문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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