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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6월3일] AP 지아니니

지아니니(A P Giannini). 타임지가 ‘20세기를 건설한 20인의 거인’ 중 하나로 꼽은 인물이다. 소비자 금융과 전국적 은행 지점망의 틀이 그에게서 나왔다. 그의 삶은 역경과 도전으로 가득 차 있다. 성도 어머니를 따랐다. 6세 때 부친을 총격으로 잃었기 때문. 15세부터 계부의 운송업에 끼어든 그는 열심히 일한 덕에 21세 때는 공동경영자에 올랐다. 부유한 부동산 업자의 딸과 결혼해 안락한 가정까지 꾸렸지만 31세 때 방향을 틀었다. 금융업으로. 1904년 세운 은행 ‘뱅크 오브 이탈리아’는 처음부터 주목을 끌었다. 소외계층인 농어민, 신규 이민자에게도 대출을 했기 때문이다. 곧 망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승승장구하던 그는 1908년 위기를 맞는다.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탓이다. 예금을 빼겠다며 몰려든 군중에게 그는 두 가지를 약속했다. 예금보장과 복구비용 무이자 대출. 영웅으로 떠오른 그는 소외산업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영화와 캘리포니아 와인이 그의 지원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산업. 지진 다발지대라서 위험하다는 금문교 건설에도 자금을 댔다. 초기의 월트 디즈니와 찰리 채플린도 그에게서만 돈을 얻을 수 있었다. 자리를 굳힌 그는 지점 확대에 나서 1928년에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까지 사들였다. 은행가들은 그를 비난했어도 시민들은 반겼다. 주택저당담보대출 등 서민금융을 속속 선보인 덕이다. 고객들이 주식을 사들여 그에게 넘긴 적도 있다. 얼마 안 지나 BOA는 세계 최대 은행으로 올라섰지만 그는 개인 치부에 관심이 없었다. 목돈이 생기면 생부의 꿈이었던 농업 부문에 기부했다. 1949년 6월3일 79세를 일기로 사망했을 때 유산은 50만달러에 못 미쳤지만 그의 이름은 아직까지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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