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와 일본 엔화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저리의 엔화시장에서 돈을 빼내 미국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내던 엔캐리 트레이드가 뉴욕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수익성을 찾지 못해 본국(일본)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뉴욕증시가 급락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빨라지고 이에 따라 엔화 수요가 급증, 엔화 가치는 3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8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라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본격화됐다. 엔캐리 자금이 뉴욕증시가 흔들리면 일본으로 역류하고 반대로 뉴욕증시가 회복되면 되돌아가는 형태를 반복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실물경제로 번지고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들의 줄파산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증시가 급락하면서 엔화는 강세 추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는 올해 들어 8.79% 하락한 데 비해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4.3% 절상됐다. 미국증시와 엔화 간의 이런 연관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초저금리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지역의 통화나 주식 등을 사는 거래가 확산되면서 뉴욕증시와 엔화와의 역동조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가 크게 하향 조정되거나 일본에서 금리인상이 이뤄진다면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약화될 수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엔화 가치 변동을 뉴욕증시의 투자 선행지표로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엔화와 미 증시가 동시에 일어나기도 하고 선후가 바뀌기도 한다. 엔화의 등락이 꼭 엔캐리 트레이드 때문만은 아니고, 또한 뉴욕증시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엔화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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