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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EU, 회원국 확대의 숙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마침내 동유럽 및 지중해 국가 10개국을 추가 회원국에 가입시키는 안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이들 10개국은 연내에 가입 협상을 마치고 2004년 1월에 EU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하지만 EU의 진정한 확대를 위해서는 기존 회원국과 가입 신청국 모두 해야 할 일이 많다. 회원가입 신청국은 협상과정에서의 미비점이나 영역 확대에 따른 피로감은 없다고 하지만 확대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려면 극복해야 할 어려움이 많다는 것은 이들이 스스로 인정하는 부분이다. 가입 협상에서 가입 신청국에 요구하는 대부분의 현안이 해결됐다고 볼 수 있지만 각 국의 가입 요건에 대해 EU 전체가 공감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각 가입신청국의 부정부패, 경제범죄, 낙후된 사법제도 등에 대한 개혁은 2004년 가입이전에 분명하게 해결돼야 할 문제다. 군터 페어호이겐 EU확대담당 위원은 가입 신청국들과의 협상 과정에서 약속이 이행될 수 있도록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충분히 환영 받을 수 있는 조치이며 EU 확대에 대한 기존 EU 가입국 국민들의 불안감을 다소 해소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이와 함께 기존 회원국들은 이번에 승인을 받은 국가들이 EU 가입을 위해 그 동안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점을 인정하는 자세 역시 견지해야 할 것이다. EU와 그 회원국들은 13년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의 역사적 중요성을 간과해 오고 있다. 비록 통독 이후의 경제적 혼란, 유로화 도입 등의 대사건이 있었지만 베를린 장벽 붕괴는 최근 10여년래 가장 중요한 대사건임에 틀림없다. EU 확대는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EU 집행위원회는 EU의 확장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부분적인 수준에 그치는 내부 개혁은 EU의 앞날에 불확실성을 증대할 뿐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하며 전반적인 개혁의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 고비용에다 자유무역을 해치는 EU의 농업정책에 대한 개혁 요구나 있지만 개혁 작업이 계속 연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EU 확대가 회원국들의 국민에게 가져 다 줄 수 있는 혜택은 어떤 것이 있을까. EU 확대는 분명 새로운 시장을 제공하고 고속성장하고 있는 신흥시장에 대한 새로운 경쟁의 장을 마련해 줄 것으로 보인다. EU가 몸집을 키워나간다는 것은 정치, 경제적으로 중대한 의미임에 틀림없다. 다만 가입 신청국들이 가입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해 온 것처럼 기존 회원국들도 진정한 의미의 EU 확대를 위해 그에 상응하는 만큼의 태도를 보여야 한다. <파이낸셜타임스 10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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