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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특집/기고] 기업경쟁력 강화위한 우선과제

손병두<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요즘 신문 경제면을 펼쳐보면 경기에 대한 장미빛 기대를 갖게 한다. 주가지수가 한때 900을 넘어 1000고지를 바라보는가 하면, 기업의 경기 기대지수는 4개월째 계속 기록경신을 하고 있다. 국가 및 기업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국제 투자가들에게 매력적인 투자국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얼마전 발표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10조원에 가까운 사상최대치를 기록함으로써, 속된 말로 우리경제가 잘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성장은 경쟁력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펀데먼탈(Fundemental)의 강화에 의한 결과라기보다는, 내수진작 및 전반적인 국제경기 회복에 기인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반도체, 정보통신, 자동차 등 몇몇 대표기업에 대한 우리경제의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어, 이 산업들이 불황을 맞을 경우 심각한 경기침체가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안정적ㆍ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경쟁력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기술, 인프라, 금융, 노동 등 다양한 분야의 경쟁력 기반이 고려되어야 하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의 조성'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첫 번째로 지속적인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경영의 자율성 확보가 요구된다. 과거에 비해 상당히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기업활동에 대한 규제가 심한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규제정책의 접근방식을 시장진출입 규제 등 기업활동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불법 행위에 대한 사후관리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 규제는 경쟁력 약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므로 우선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기업이 고유의 목적을 위한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준조세, 노사분규 등 기업의 핵심역량을 분산하는 요인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인 전략수립이 가능하도록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최근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기업은 세금 이외의 준조세(분담금, 출연금, 기부금 등)로 연간 기업당 평균 750억원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업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주 5일 근무제'조기 도입 등 사회제도의 무리한 추진은 비용증가 및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세 번째로 교육 혁신을 통한 인재육성이 절실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은 시장의 요구와는 거리가 먼 이론 중심의 교육에 치우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교육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교육부문에도 경쟁원리를 도입하여 경영 및 서비스 효율성을 제고하고, 근본적으로 수요자 중심의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대학 교육의 경우 각 대학의 특성을 고려한 전문화를 추진하고, 현장 중심의 실무교육과 프로젝트 수행을 통한 경험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의 교육열기를 평준화라는 틀 속에 가둘 것이 아니라, 이를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민적 에너지로 승화시킬 발상전환과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가 이미지의 개선이 시급히 요구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한국의 국가이미지는 2등 국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일등 브랜드, 일등기업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국가이미지 제고가 우선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강력하고 지속적인 정책 드라이브가 필요하다. 국경없는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국제환경에서는, 기업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을 의미한다. 미국이 여전히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북유럽의 작은 나라들이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핵심적인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그 어느 때보다 경쟁력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잘 나갈 때 미래를 준비하는 자만이 희망찬 미래를 약속할 수 있듯이, 범 국가적 핵심역량을 결집하여 경쟁력 기반을 확고히 구축해 나가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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