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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최악의 결론만은 없어야…"
입력2006-04-26 17:56:21
수정
2006.04.26 17:56:21
■ 정몽구 회장 선처 탄원 폭주<br>노조원 탄원서 심적 고통·위기감 절절히
“MK의 위기는 곧 개개인의 가정은 물론 지역경제와 한국 자동차산업의 위기와 직결된다. (검찰은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해) 최악의 결론을 내리지는 말아달라.”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 여부 결정이 임박하면서 그의 선처를 호소하는 여론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임직원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주요 사업장 소재지역의 상공인들은 한결같이 “이번 수사가 우리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26일에는 이례적으로 노조원들로 구성된 현장 근로자들까지 탄원서 대열에 가세했다. 정 회장의 구속이 가져 올 파장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다.
현대ㆍ기아차의 생산직 관리자들이 이날 제출한 탄원서에는 현대차의 조직원이자 한 가장으로서 겪고 있는 심적 고통과 위기감이 절절이 묻어났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집에서는 장성한 자녀가 있는 가장이고 회사에서는 동료들인 작업자들을 다독이고 아우르는 맏형의 역할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현대차라는 큰 집안의 가장과도 같은 분의 검찰 소환을 보는 심정은 잘잘못을 넘어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앞으로 회사가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으로 현장 직원들이 일손을 잡지 못하는 등 동요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민들의 사랑 속에 수출의 역군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번 달라”고 호소했다.
조양래 전 현대차서비스 부회장, 유기철 전 기아차 부회장, 유인균 전 현대제철 회장, 김무일 전 현대제철 부회장 등 현대차 퇴직 임직원 500여명도 이날 탄원서를 통해 “경영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 정 회장이 그 어느 때보다 경영에 전념해 한국의 자동차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기반을 다지도록 해야 할 때”라며 선처를 당부했다.
박광태 광주시장과 광명ㆍ화성ㆍ아산시장, 전북 지역 상공인들도 “이번 비자금 수사로 지역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의 경영공백이 벌어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며 “이번 사태를 조속하고 원만하게 선처해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과의 경쟁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그룹 주변에서는 글로벌 경영의 차질과 환율 급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국제유가 급등 등을 비롯한 모든 악재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벼랑 끝 추락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 ‘경영권 공백’을 틈 타 회사가 적대적 인수합병(M&A) 공격에 노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등 경영권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경영권의 핵심인 정 회장이 갖고 있는 지분이 ▦현대차 5.2% ▦현대모비스 7.9%에 그치고 있어 특정 외국인이 그 이상의 지분만 매입하면 개인 최대주주 자격으로 임시주총 소집요구 또는 경영자료 열람 등의 방법으로 경영참여를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룹 주변에서는 이미 현대차 사업구조에 매력을 느끼는 해외 경쟁업체, 자동차사업에 관심이 매우 컸던 국내 경쟁 그룹, 자본수익을 노리는 외국계 투자펀드 등을 ‘M&A 공격자’로 지목하고 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대들보인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가 흔들리면 그 파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국가 이익 차원에서도 글로벌 자동차기업인 현대차의 경영권 보호 및 유지를 강구하는 데 광범위한 관심과 애정, 공감대 형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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