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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귀신이 온다

격동기 외딴농가 혼란상'붉은 수수밭'의 배우로도 유명한 중국 장원(姜文) 감독의 두번째 연출작 '귀신이 온다'는 2차 대전 말기 일제 점령 하, 중국 가난한 한 마을에 의문의 자루 두 개가 배달되면서 벌어지는 예기치 못한 사건들을 그렸다. 어느 날 밤 `마다산'의 집에 누군가 찾아와 문 틈으로 총구를 들이댄 채 자루두 개를 맡기고 사라진다. 자루 안에는 일본군 포로와 일본을 위해 일하는 중국인 통역관이 결박당한 채 들어있다. 이 후 마을에는 초비상이 걸리고, 포로들은 당분간 마다산이 돌보게 된다. 그러나 곧 돌아와 자루를 찾아가겠다고 하던 `누군가'는 6개월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고, 포로들은 처치곤란에 놓이게 된다. 계속 잡아뒀다가 일본군에게 들키면 마을 전체가 화를 입을 게 분명하고, 일본군에게 넘기자니 정체모를 사나이의 협박이 두렵기 때문이다. 궁리 끝에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을 풀어주면 곡식 두 수레를 주겠다는 포로들의제안을 받아들이고, 포로와 함께 일본군 진영으로 향한다. 전작'햇빛쏟아지던 날들'처럼, 감독은 중국의 격동기를 무대로 역사 그 자체보다는 개인의 삶과 운명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그러나 사회 풍파가 개인의 삶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던 '햇빛.'과 달리,'귀신.'에서 사회적 환경은 인간의 본성을 뒤흔들어 놓을 정도로 강하게 작용한다. 순박한 농부였던 마다산이 마을 사람들이 몰살당하자 한 순간에 살인마로 돌변하는 것처럼. 영화는 전체적으로 혼란스럽고 부조리하게 보인다. 심각한 상황에서 불쑥불쑥튀어나오는 유머가 대표적인 예다. 결정적인 순간에 당나귀가 갑자기 서로 엉겨붙어교미를 하는가하면 목이 댕강 잘리기 직전에 파리 한 마리가 목덜미에 달라붙어 시선을 빼앗는다. 돼지 한 마리가 난데없이 꽥꽥거리며 뛰어들기도 한다. 지난 해 칸영화제는 이 영화에 심사위원 대상을 안겼지만 중국 정부는 중국 내 상영금지 조치를 내렸던 것. 국내 관객들은 162분짜리 원판에서 장원 감독이 30여분을 자진 삭제한 134분짜리 축소판을 만나게 된다. 2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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