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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투증권 푸르덴셜에 매각] 증권ㆍ투신업계 구조조정 가속도
입력2003-11-25 00:00:00
수정
2003.11.25 00:00:00
송영규 기자
현투증권 매각이 4년여만에 마무리됐으나 매각대금이 MOU(양해각서) 체결때보다 줄어들었고 구체적인 매각조건등 핵심사안을 비공개로 해 헐값 시비가 예상된다. 그러나 현투증권 매각 완료에 따라 투신ㆍ증권업계의 구조조정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재정경제부가 한국ㆍ대한투자증권 등 전환증권사와 대우증권의 처리방향과 일정을 밝히고 나선 것은 구조조정이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공적자금 순투입액 1조4,000억~1조7,000억원 예상=이번 본계약 체결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공적자금의 회수 가능액과 순투입 규모다. 증권ㆍ투신업계에서는 우선 푸르덴셜에 넘기는 신주 발행분 80%의 매각대금 3,000억~4,000억원과 나머지 정부지분 20%(약 2,000억~3,000억원 추정)를 포함하면 지분매각대금으로만 5,000억~7,000억원 가량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현대증권 매각을 통해 2,000억~3,000억원 정도를 받고 나머지 현투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오토넷ㆍ현대정보기술 지분 등 자산매각 차익금까지 포함하면 회수액은 7,000억~1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계에서 예상하는 공적자금 투입액은 대략 2조4,000억원선. 따라서 회수 가능액을 뺀 공적자금 순투입 규모는 1조4,000억~1조7,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지난 3월 MOU 체결 당시 금융계에서 예상했던 공적자금 순투입규모 1조5,000억원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금융감독위원회나 현투증권내에서 “이 정도면 얻어낼 건 다 얻어낸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된다.
하지만 MOU 체결 당시 푸르덴셜측에 지분의 80%를 넘기는 조건으로 5,000억원을 받기로 한 것보다 매각대금이 1,000억~2,000억원 정도 줄었고 구체적인 매각액을 공개하지 않기로 해 헐값 매각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증권ㆍ투신사 구조조정 더욱 속도낸다=투신ㆍ증권사들의 구조조정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실제로 재경부가 이날 현투증권 매각완료 발표와 동시에 이날 한투ㆍ대투증권에 대해 내년 상반기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기로 하는등 매각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나서 구조조정 가속화를 뒷받침했다.
가장 우선순위로 꼽히는 게 전환증권사의 처리문제. 이미 한투ㆍ대투의 경우 현투 매각후 필요한 만큼의 공적자금을 추가투입해 국내외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제일투자증권 역시 푸르덴셜에서 CJ와의 협상이 완료된 후 곧바로 합병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는 등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고 동양오리온투자증권도 오는 28일 결정될 적기시정조치 유예 여부에 따라 진로가 결정되는 등 5개 전환증권사의 처리문제가 연말까지는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우증권은 재경부가 한투ㆍ대투와 함께 매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매각작업이 곧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증권의 경우 현대그룹이 매각에 강력반발하고 있으나 정부의 매각방침에 변화가 없어 진통이 예상된다.
게다가 거대 증권ㆍ투신사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에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중소형사들까지 가세할 경우 시장의 지도는 완전히 새로 그려질 수 밖에 없다.
◇푸르덴셜 일약 국내 증권ㆍ투신업계 선두주자로= 푸르덴셜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일투자증권에 대한 매각협상이 완료되면 두 전환증권사를 통합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펀드 판매고에서는 현재 업계 1위인 삼성증권을 바짝 뒤쫒게 된다.
현투증권의 10월말 현재 펀드 판매고는 14조589억원. 제투의 7조1,800억원과 합치면 21조2,000억원이 넘는다. 삼성증권의 22조1,000억원과의 차이는 1조원도 채 안된다.
더구나 펀드 수탁고에서는 1위로 올라서게 된다. 투신협회에 따르면 현투운용의 21일 현재 수탁고는 14조3,280억원이며 제투운용은 7조4,700억원으로 둘을 합칠 경우 약 21조7,980억원에 달한다. 지금까지 1위를 고수했던 삼성투신운용의 21조1,210억원보다 6,000억원 이상 많은 것이다.
펀드 시장을 둘러싸고 삼성과 푸르덴셜이 대대적인 격돌을 벌일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중소형 증권사들의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을 예상케하는 대목이다.
<송영규기자 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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