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증권사 등이 결제 불능 사태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유동성 확충에 나선다. 한국거래소는 이를 위해 증권금융으로부터 1조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달 13일 이사회를 열고 결제 유동성 확충 방안을 승인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거래소는 증권사 등이 일시적으로 재정 위기에 빠져 주식이나 파생 결제 업무에 이상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추가로 현금 자산을 확보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현재 보유중인 증권 등을 담보로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1조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와 증권금융은 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말 관련 특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측 한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이 재정상 문제로 주식이나 파생상품 결제에 대한 대응을 못할 경우 신속히 고객에게 해당 자금을 지급하기 위해 증권금융과 특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거래소의 이 같은 행보는 국내 시장의 거래 규모가 급성장한 반면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1월 3조5,286억9,095만원이었던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올 7월 현재 4조929억8,718만원으로 늘었다. 파생상품 거래금액은 지난 2일 기준 63조7,074억4,200만원으로 2001년 1월 2일(4조3,897억4,800만원)보다 15배 가량 늘었다.
한국거래소의 다른 관계자는 “과거 대내외 변수에 중소형 증권사들이 위기를 겪던 것과는 달리 현재는 신용위기와 같은 위험 반경에 대형회사들도 포함돼 있다”며 “국제 기관에서 제시한‘FMI에 관한 원칙’을 준수하고자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한국증권금융과 특약을 맺을 경우 30일 정도 결제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보다 확실한 결제 안정성 확보를 위해 한국은행과 결제 유동성 확보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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