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연임할 경우 오는 2018년까지 임기를 보장받는다.
김 회장으로서는 친정 체제를 구축해 안정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기존 하나금융의 이사 연임 규정은 "이사의 임기는 3년 이내로 하고 연임 시 임기는 1년 단위로 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3+1' 원칙을 깨고 '3+3' 원칙을 도입한 것이다. 그간 하나금융의 이사인 회장은 첫 임기 3년을 마친 후 연임할 경우 1년 단위로 연임이 결정되는 구조였다.
신한·KB 등 다른 금융지주들은 모두 회장 연임 시 3+3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3+1 임기가 도입된 것은 전임 회장이 지주 설립 초기부터 회장으로 재직함에 따라 장기 집권 논란이 제기된 탓"이라며 "경영의 연속성 차원에서 규정을 바꾼 것으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금융계는 이번 개정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은 김 회장의 장기 집권이 가능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은 김 회장의 잠재적 경쟁자로 꼽혔던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을 지난달 교체했다. 하나금융의 또 다른 이사였던 최흥식 전 하나금융 사장,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사장도 일제히 퇴임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경우 지난달 1년 연임이 결정됐지만 하나캐피탈의 미래저축은행 투자를 둘러싸고 중징계가 예고된 상황이다. 중징계가 확정되면 일정기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특히 하나금융은 회장의 나이 제한을 만 70세까지로 하고 있는데 1952년생인 김 회장은 이 같은 규정에도 적용을 받지 않는다. 사실상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구조라는 얘기다.
여기에 김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는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에게도 큰 폭의 변화가 생겼다.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5명 중 4명을 교체했는데 나간 사외이사들이 모두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시절 선임된 인물들이다. 결과적으로 김 회장이 친정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존재감이 강했던 하나금융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외환은행과의 합병 등 그룹 차원의 어려운 과제를 놓고 김 회장의 리더십이 공고해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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